햇볕같은 이야기

나무 아래 있으면

권영구 2011. 10. 21. 10:37


□ 나무 아래 있으면

제 차를 주차시켜 놓는 주차장은 감나무 아래에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끊임없이 차에 뭐가 떨어집니다. 가을에 알록달록 감나무 잎이 수북히 떨어진 모습은 그나마 낭만적이기라도 하지요.
감나무 아래 있다보니 봄부터 가을까지 땡감, 곪감, 생감 다 떨어져 깨지면서 차에 감물을 들여놓습니다. 감물이 들면 잘 지지도 않는데...ㅠㅠ  거기다 가을에 잘 익은 홍시가 파박!
감은 그나마 견딜만 한데, 온갖 종류의 새똥은 정말 힘듭니다. 아마도 저 감나무는 동네 새들의 공중화장실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새들이 많이 날아옵니다. 큰똥, 작은 똥, 물깨똥 찍찍 갈려댑니다. 오즉하면 차에 새똥닦는 휴지를 따로 가지고 다닐 정도입니다.
아... 내가 어디에 있는지 그것이 중요합니다. 하나님 아래 있으면 온갖 은혜가 떨어질 것이고, 땡볕 아래 있으면 따가운 햇살이 떨어져 마빡을 쪼개것지요? ⓒ최용우 2011.10.19

 

□ 말없이 조용히

제가 누구를 상담할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가끔 상담을 요청하는 전화를 받습니다. 그러면 저는 뭐라고 조언을 해드려야 될지 몰라 막 버벅거리다가 상담을 공부한 아내가 들으면 야단맞을 대답만 하고 맙니다.
며칠 전에도 어떤 분의 상담 전화를 받았습니다. 젊은 목사님이 새로 부임했는데,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고 명령하듯 하는 설교가 귀에 거슬린다고 하셨습니다. 설교의 내용이야 틀린 것이 없지만, 자신보다 한 참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없는 30대 초반의 목사가 산전수전 다 겪은 아버지뻘 되는 장로님들 앞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도 30대 초반에 늙은 제자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았나요? 아닌가? 거, 참! 제가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아버지 심정으로 젊은 목사의 패기를 그냥 용서해 주시지요. 그 젊은 양반도 좀 더 나이를 먹으면 깨닫게 되지 않을까요? 그래도 하나님이 세우신 권위이니 따라야지 어쩌겠어요."
나를 다스리는 권위를 비방하거나 불평을 토로하고 다니면 안됩니다. 그 권위가 좋은 권위이든 나쁜 권위이든 나는 거기에 복종해야 될 의무가 있습니다. 그것이 싫으면 말없이 조용히 그 권위를 떠나면 됩니다. 목사가 싫으면, 직장 상사가 싫으면 그냥 조용히 다른 데로 떠나면 됩니다. ⓒ최용우
 

'햇볕같은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하하하 그냥 웃지요  (0) 2011.10.23
맨드라미와 십자가   (0) 2011.10.22
예쁜 교복  (0) 2011.10.19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0) 2011.10.16
남의 허물이 보일 때  (0) 2011.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