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같은 이야기

예쁜 교복

권영구 2011. 10. 19. 10:23

□ 예쁜 교복

 한국 최초의 여자학교였던 이화학당(이화여대)에 첫해 입학한 학생은 4명이었는데, 굶어죽느니 차라리 먹여만 달라고 맡긴 소녀 1명, 염병을 앓자 가족들이 동네밖에 내다 버린 소녀 1명, 그리고 어렵사리 설득해서 데려온 소녀 2명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여학생을 구하기도 어렵고 또 애써 데려다 놓으면 도망치기 일쑤여서 마치 죄수들에게 죄수복를 입히듯 여학생들에게 붉은색 교복을 입힌 것이 우리나라 최초의 교복이라고 합니다.
 저의 학창시절에는 일제의 잔재와 군대문화의 영향으로 전국의 모든 학생들 교복이 똑같았습니다. 그 교복이 한동안 없어졌다가 학교 자율로 다시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교복을 보면 참 다양하고 예쁘고 세련되어보입니다.
 그런데 옛날이나 요즘이나 학생들은 교복을 왜 그렇게 싫어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교복 치마의 길이를 더 짧게 하려는 딸들과, 교복 치마의 길이를 더 늘이려는 아내가 한바탕 전쟁을 치루는데 아주 시끄러워서 귀를 틀어막았습니다.
 "너 교복 치마 줄였지?"
 "다른 애들은 더 짧아요. 저는 건전한 거에요"
 "그래도 이게 뭐냐! 빤스가 다 보인다."
 "치마 길이가 길면 촌스러워 보인다니까요?"
 "공부를 못하는 것이 더 촌스러운거야!"
 "어째 또 공부로 빠진다냐... 모든 이야기의 끝은 꼭 공부로 끝나." ⓒ최용우
 

 

 

□ 호박 두 개                         

한 달에 한번씩 어머니 모시고 점심을 먹는데, 이번 달에는 광주에 있는 '나비야 청산가자'라는 유명한 식당으로 모시고 갔습니다. 어머님이 태어나서 이런 고급 식당엔 아마도 처음이지 싶습니다. 사실은 그렇게 음식값이 비싼 것도 아닌데, 겉모습만 보고 엄청 비쌀거라 생각하며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지요.
"꽃집 아저씨가 어저께 바람 맞아 119 구급대에 싣고 전주에 있는 큰 병원으로 갔는디 혼수상태란다. 시상에... 그렇게 건강하신 양반이... 노인들 건강은 믿을 것이 못돼야." 앞집에 사는 70대 젊은(?) 아저씨가 아마도 뇌출혈로 쓰러지셨는가 봅니다. "그러니까 정신 맑을 때 맛있는 것도 좀 많이 드시고 기도도 많이 하쇼"
어머니를 식당에서 집에 모셔다 드리고 올라오려는데, 잠깐 기다리라고 하더니 주먹만한 호박 두 개를 따 주시네요. 하하 오늘 어머니 대접해 드리고 받은 밥값입니다. ^^  ⓒ최용우 2011.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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