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을 감고 보면 세상이 온통 詩로 보인다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중국 최고의 작가가 된 임어당(린위탕林語堂)에게 딸이 한 명 있었는데, 어느 날 아버지에게 작가로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답니다. 임어당은 "다르게 볼 줄 알아라"하고 대답했습니다.
저의 작은딸 최밝은이가 학교에서 詩쓰기 대회를 한다며 시인인 아빠에게 시를 어떻게 쓰는 거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시는 마음의 눈으로 보고 쓰는 글이란다."하고 대답했습니다. (캬 ~ 이 기가막힌 대화를 나중에 내가 유명한 작가가 되면 누군가가 인용했으면 좋겠다.^^)
그래요. 詩는 자연이나 사물이나 풍경이나 얼굴을 마음으로 보고 그 안에 들어있는 아름다움과 조화와 기쁨과 떨림과 비밀을 기록한 글입니다.
시력(視力)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심력(心力)으로 보면 이 세상에는 아름답고 행복하고 재미있고 가슴 짠한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흐르는 물소리, 파도소리, 바람소리, 풍경소리, 하얀 구절초, 알록달록 물든 나뭇잎, 이슬, 서리, 노을, 등대, 구름, 들판, 하늘... 아기의 웃음소리, 엄마의 따뜻한 가슴, 연인들의 눈동자, 학생들의 싱그러움, 할머니들의 인생이 묻어나는 이야기... 한가한 농촌풍경, 바쁜 직장생활, 공부에 지쳐 늘어진 학생들의 어깨, 정치인들의 번들거리는 이마.... 아 - - - 눈을 감고 가만히 바라보면, 이 세상에 詩가 아닌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최용우

□ 콩 수확
작년에 햇볕같은집 안팎 여기저기에 심은 콩을 거두어서 털어내니 한 바구니 정도 나왔습니다. 심을 때는 손으로 한 주먹 정도 싹을 틔웠는데 수확은 한 바구니가 되었으니 '땅 은행'의 이자는 도대체 1년에 몇 %일까요? 기를 때는 너무 힘들어도 수확할 때는 기분이 너무 좋아요. ⓒ최용우 201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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