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지식

“실패했으니 축배를 들어라” IT 절대강자들의 비밀

권영구 2011. 10. 10. 10:25

“실패했으니 축배를 들어라” IT 절대강자들의 비밀
MSㆍ애플ㆍ구글, 실패에 관대한 기업문화로 혁신 이끌어


“자네, 회사에 손해를 입혔으니 축하하네.” 회사를 말아먹으려는 심산이 아니라면 절대로 할 수 없는 상사의 발언이라고 생각하는가? 하지만 대표적인 IT기업들은 실제로 실패를 격려하고 축하하기도 한다. 즉, 실패를 실패로 보는 것이 아니라 성공을 위한 주춧돌로 삼는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구글 등 실패를 바탕으로 한 성공사례를 짚어보자. (편집자주)

IT 세상을 바꾼 많은 제품이나 서비스들이 대부분 실패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산물들이다. 트위터는 원래 오디오라는 영상파일을 공유하는 서비스가 실패한 이후에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고 그루폰은 공익적인 목적으로 사람들을 단체로 모으거나 기부를 도와주는 포인트닷컴의 실패를 바탕으로 만든 서비스이다. 이처럼 최초의 제품이 처음부터 성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실패를 경험하고 이를 통해서 교훈을 얻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열정을 쏟는 과정에서 위대한 성공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IT 세상을 지배하는 기업들은 유독 실패에 관대하고 실패에서도 유익함을 찾아낼 줄 안다.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진정으로 창조와 혁신을 이루고 싶다면 실패의 위험을 감수할 줄 알아야 한다. 창조와 혁신은 실패의 경험들이 쌓여가면서 생겨난 결과물이다. 실패 없이 창조와 혁신을 이루겠다는 것은 헛된 망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패마저도 유익한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성공의 한 과정으로써 실패를 활용할 줄 아는 사람과 기업만이 오직 성공이라는 열매를 맺을 수 있다. 그래서 창조와 혁신을 원한다면 스스로 실패에 대해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실패를 어떻게 이용했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IT업계의 3대 강자라고 할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실패에 관대한 그들의 기업문화를 들여다보면서 말이다. 

실패할 때마다 승진한다고?
성공을 위한 과정으로써 실패를 따스하게 바라보는 기업문화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레드오션의 최강자가 되도록 도와주었다. 사실 ‘마이크로소프트의 첫 번째 제품’은 원래 악명이 높다. 상대 회사의 제품보다도 턱없이 부족한 기능과 품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두 번째 버전이 나오면 조금 괜찮아진다. 하지만 여전히 경쟁사보다 뒤떨어진 제품으로 시장에서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세 번째 버전이 발표되면 상대와 겨우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이 되고 네 번째 버전쯤 되어서야 비로소 상대회사를 뛰어넘으며 칭찬을 듣기 시작한다. 이런 대표적인 예가 인터넷 브라우저 및 익스플로러, 엑셀 등의 오피스 프로그램 이다. 이들 제품은 초반에 엄청난 비난을 들어야 할 정도로 형편없는 제품이었지만 계속해서 제품을 혁신한 끝에 기존의 강자들을 물리치고 시장의 승자가 될 수 있었다. 이렇게 초반의 열세를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실패에 관대한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1984년 지금은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엑셀의 원조가 되는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은 출시 당시 심각한 오류 때문에 제품을 전부 수거 해야만 했다. 이에 빌게이츠는 오히려 격려를 했다고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직원이 실수를 하거나 실패를 하면 오히려 승진을 시켜준다고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러스 시겔맨(Russ Siegelman)은 네트워크 관리 시스템인 랜 매니저의 마케팅을 맡았지만 큰 실패를 맛보아야 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승진이 되었고 윈도우의 마케팅을 맡게 된다. 하지만 이 일도 역시 별 성과를 얻지 못했다. 그는 그 이후에도 여러 번 실패를 맛보았는데 오히려 회사에서는 승진을 했고 부사장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된다. 이러한 일이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데 있어서 실패를 하나의 과정으로 본다. 직원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대담하게 일을 할 수 있는 풍토를 마련하기 위해서 실패에 대해서 관대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형보다 나은 동생, 애플 2 컴퓨터
마이크로소프트의 라이벌 기업인 애플 역시 실패를 발판 삼아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이다. 애플의 첫 번째 제품인 애플 1 컴퓨터는 175대를 바이트숍이라는 컴퓨터 유통점에 판매하였지만 정작 바이트숍에서는 애플 1 컴퓨터가 잘 판매되지 않아서 골칫거리였다고 한다. 이를 현장에서 직접 지켜보았던 스티브 잡스는 애플 1컴퓨터의 한계를 목격하고는 애플 2 컴퓨터를 구상한다. 당시 애플 1 컴퓨터는 완성품이 아니기 때문에 애플 1 컴퓨터를 구입한 후에는 고객이 케이스, 키보드, 변압기 같은 부품을 따로 구입해서 조립을 해야만 했다.  때문에 애플 1 컴퓨터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만이 제대로 작동시킬 수 있는 컴퓨터였던 만큼 판매에 한계가 명확했다.

고민하던 스티브 잡스는 1,000명 중에 한명 꼴인 컴퓨터 전문가보다는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컴퓨터를 구상했다. 이를 위해 스티브 잡스는 플라스틱 케이스를 고안한다. 플라스틱 케이스는 당시에도 가전 제품에서 주로 사용되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친숙한 소재였다. 기존의 컴퓨터는 연구소에나 어울리는 외양이었지만 플라스틱 케이스를 채용한 애플 2 컴퓨터는 거실이나 침실에 두어도 어색하지 않은 제품이 되었다. 일반사람들에게도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디자인을 위해 플라스틱 케이스를 채택한 것은 결과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애플 2 컴퓨터의 성공 이후 개인용 컴퓨터 업계에서 플라스틱 케이스는 표준이 될 정도였다.

 

애플의 잇단 성공은 수많은 실패가 밑거름
매킨토시 역시 리사라는 이름을 가진 전작의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어 완성한 제품이다. 애플에서는 자사 최초로 그래픽 기반의 운영체제를 채택한 리사를 1983년에 발매하였으나 큰 실패를 맛보게 된다. 리사가 실패한 것은 가격이 9,995 달러에 달해 너무나 비쌌고 해당 운영체제에서 활용 가능한 소프트웨어가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는 이에 교훈을 얻고 매킨토시 개발 초기부터 제품 가격을 떨어뜨리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다. 모토롤라로부터는 CPU를 9달러에 공급받기로 했는데 이는 무려 원래 가격의 4분 1밖에 안 되는 금액이었다. 이처럼 애플은 원가에 각별히 신경을 쓴 덕분에 매킨토시를 리사의 4분의 1 가격인 2,500달러에 판매할 수 있었다. 또한 소프트웨어 부족을 메우기 위해서 스티브 잡스는 직접 마이크로소프트 본사를 찾아가서 빌게이츠와 담판을 지었고 지지를 얻어냈을 뿐만 아니라 이제 막 창업한 어도비를 지원해주면서까지 소프트웨어업체들의 협력을 얻어내기 위해 애썼다.

가격과 소프트웨어에 각별히 신경을 쓴 덕분에 매킨토시는 리사와 비교가 될 수 없을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최근 애플은 아이맥,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를 연달아 내놓으면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제품들 모두 내부에서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겪으면서 탄생한 것이다. 적자에 허덕이던 애플을 흑자로 만들어준 아이맥은 사실 내부에서 맥 NC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프로젝트가 실패를 하자 이를 새롭게 해서 완성시킨 것이다. 애플 내부에서는 하나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수많은 시제품을 만든다. 무수한 시제품을 만든다는 것은 내부에서 수많은 실패작을 만들었음을 뜻한다.

애플의 아름다운 디자인도 사실은 수 많은 실패 속에서 완성됐다. 애플은 실제와 똑같은 모형을 만들어보고 디자인을 검증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새롭게 디자인을 한다. 애플의 디자인 팀을 이끄는 조너선 아이브에 의하면 하나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 창피할 정도로 무수한 시제품을 만든다고 말한다. 하지만 조너선 아이브는 그런 실패를 무의미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애플의 디자인팀은 당장 잘못된 길을 갔다고 해도 그것 자체가 새로운 발견을 의미하기 때문에 오히려 기뻐한다고 조너선 아이브는 말한다. 결국 애플의 혁신적이고 아름다운 디자인은 실패마저도 즐거워하고 끊임없이 실패를 반복하면서 교훈을 얻는 과정에서 생겨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구글의 대범한 베타서비스
최근 안드로이드로 애플의 아이폰을 맹공격중인 구글 역시 실패에 매우 관대하다. 구글에서는 프로젝트가 실패를 하면 오히려 축배를 든다고 한다. 실패한 프로젝트일지라도 얼마든지 다른 프로젝트에서 기술과 경험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실패와 관련, 어떤 다른 회사보다도 더 대범하고 공개적이다. 일례로 구글이 만든 서비스에는 베타서비스라는 표시가 되어있다. 원래 베타서비스는 프로그램이나 서비스의 결함을 찾아내기 위해 사전 테스트로서 진행하므로 제한된 대상을 바탕으로 비공개 서비스를 하게 된다. 그런데 구글은 베타서비스를 전세계에 공개적으로 진행한다. 베타마크가 붙었다는 것은 완성되지 않았음을 뜻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품에 오류가 있거나 여러 문제가 있어도 사용자들은 이를 눈감아 주고 오히려 결점을 수정하도록 도움을 준다. 그래도 완성되지 않은 제품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것은 정말 대단한 배짱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불가능하다. 이는 자사의 실수와 실패를 부끄러워하기 보다는 오히려 만천하에 공개하고 이를 재빨리 수정하고 보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기에 가능한 일이다.

실패에 관대한 구글의 자세는 현재 페이스북의 COO이며 한때 구글의 광고 판매 부사장이었던 셰릴 샌드버그의 일화에서 잘 드러난다. 셰릴 샌드버그는 비영리단체에 무료광고를 너무 많이 할당해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 이에 관해 회사의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에게 사과를 하자 래리 페이지는 오히려 격려를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당신이 그런 실수를 저질렀다니 정말 기쁜데요. 이건 당신이 뭔가를 너무 빨리. 그리고 너무 많이 하고 있다는 뜻이거든요. 너무 천천히 해서 기회를 놓친 실수였다면 정말 화를 냈을 겁니다.” -구글드 中

김정남은ㆍㆍㆍ
IT 전문 칼럼니스트로  <세계최고의 디지털리더 9인의 이야기>, <게임의 운명을 결정하는 상상력과 기획>, <What’s Next 애플 & 닌텐도>를 저술했다. 전자신문사외 여러 언론사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블로그 ‘유쾌한 멀티라이터(http://www.multiwriter.co.kr)’를 운영하고 있다. 다음에서 시행하는 2008년 IT-과학부분에서 블로거 기자상을 수상한 파워블로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