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 이야기
파란 언덕 위에 새하얀 벽, 빨간 지붕의 집을 지어서 살고 싶습니다.
바닷가 언덕 위에 창문이 큰 집을 지어서 바다를 보며 살고 싶습니다.
산등성이 굽이굽이 물결치는 깊은 산 속에 나무집을 짓고 싶습니다.
차를 운전하고 가다보면 아무리 한적한 곳에도, 아무리 높은 곳에도, 아무리 위험한 곳에도, 추운 곳에도, 더운 곳에도, 습한 곳에도 집이 있더라구요. 첩첩 산중에도 집이 있고, 드넓은 들판 한가운데도 집이 있고, 하늘을 찌르는 빌딩과 빌딩 사이에도 사람 사는 작은 집이 끼어 있고, 시끄러운 기차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지나가는 기찻길을 담장으로 삼는 집도 있습니다.
전봇대 위에는 까치집이 있고, 벼랑 끝에는 독수리 집이 있고, 동굴 속에는 박쥐 집이 있고, 땅속에는 두더지 집이 있고, 심지어 달팽이는 자기집을 등에 매달고 다닙니다.
집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고 '생명체'입니다. 한문으로 집주(住)는 사람(人)이 왕(主)이다.(主는 임금주, 주인주입니다.) 집에서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쉬고, 사랑을 하고, 아기를 기르고, 이야기를 나누는 집은 집 그 자체가 살아있는 생명체입니다. 그래서 사람이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을 '의식주(住)'라고 하잖아요.
우리나라가 '의식' 걱정 없는 나라는 되었는데, '주(住)'도 걱정이 없는 나라는 언제나 될까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 했습니다.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된다는 뜻이지요. 저는 주화만사성(住和萬事成) 이라고 바꾸어 봅니다. 집 걱정 없어야 모든 일이 잘된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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