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알아주는 사람
海內存知己 天涯若比隣 (해내존지기천애약비린)
나를 알아주는 이가 있다면
그가 이 세상 끝에 있다 할지라도 그는 내 영원한 벗이다.
- 사기(史記)에 나오는 유명한 문장입니다.
그러므로 오늘도 햇볕같은이야기 홈페이지를 접속하거나 이-메일로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는 저의 좋은 벗입니다. 교만하거나 건방진 마음으로 드리는 말씀이 전혀 아닙니다. 글이란 '정신적인 교감'입니다. 글을 쓴 사람과 글을 읽는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따뜻한 인간적 사귐입니다.
글을 읽고 기분이 좋아지든, 기분이 나빠졌다면 그게 바로 글을 쓰는 사람과 교감이 이루어졌다는 증거입니다.
士爲知己者死 女爲悅己者容 (사위지기자사 여위열기자용)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知己)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여자는 자기를 이뻐해주는 사람(悅己)을 위해 화장을 고친다.
- 역시 사기(史記)에 나오는 유명한 문장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온 마음을 다하여 정성스럽게 글을 한편 한편 쓰고 있습니다. 열 번을 생각하고, 혹시 잘못된 정보는 아닌지 확인하고, 혹 글을 읽고 기분나빠 할 사람은 없는지, 기분 나빠도 할 수 없지 누군가 할 말은 해야 하니까, 그래도 쓰지 말까?... 온갖 생각과 고민을 하면서 한편 한편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 부디 저의 마음이 담긴 햇볕같은이야기를 따뜻한 마음으로 지기(知己)해 주시고, 열기(悅己)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최용우
□ 오늘은 추분입니다.
태양이 북에서 남으로 천구의 적도와 황도가 만나는 곳(秋分點)을 지나는 9월 23일은 추분입니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이며 추분 다음날부터 낮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고, 밤의 길이가 길어집니다.
추분에는 여름에 찢어지고 구멍난 방문을 다시 바르고 문풍지도 달면서 추분날을 기나긴 겨울을 탈없이 넘길 준비를 시작하는 날로 삼았습니다. 찢어질 염려 없는 강력한 철대문을 달아버린 요즘은 그런 걱정거리일랑 접어 버렸지만요.
시골에서는 추분 즈음부터 논밭의 곡식을 거두어들이고, 목화를 따고 고추도 따서 말리는 등 잡다한 가을걷이를 시작합니다. 들판에는 귀뚜라미 소리 가득하고, 바람에 마르는 콩꼬투리 툭툭 터지는 소리, 수수와 조가 늘어 뺀 고개를 숙일대로 숙이고,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여기저기 널어놓은 고추의 매운맛이 코를 간지럽힙니다. 겨울을 준비하기 시작하는 것은 동물이나 곤충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생각보다 가을이 짧기 때문에 지금부터 시작해도 좀 바쁠 것입니다.
천지만물은 하나님의 운행에 절대 순응합니다. 그래서 무리가 없고 시비가 없습니다. 이것이 자연의 본성입니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물의 영장이라고 뽐내는 인간들은 하나님이 운행하시는 절기지절을 역행하여 삽니다.
도시라는 거대한 왕국을 건설해 놓고 그 속에 숨어사는 인간들은 지금 산과 들에 무슨 꽃이 피는지 무슨 열매들이 나는 철인지, 무슨 새들이 날아다니는지 알 턱이 없습니다. 이것을 철없이 산다. 철을 모른다고 합니다. 여러분 지금 우리는 추분을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추분철이에요.!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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