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문고 인 놈이 춤을 추면, 칼 쓴 놈도 춤을 춘다
꿩 잡는 게 매라는 말이 있다. 물론 매가 꿩을 잡는다. 그러나 꿩을 잡는다고 모두가 매가 되는 것은 아니다.
꿩 고기 맛에 대한 미련 때문일까, 매라는 이름이 갖는 선망 때문일까, 꿩 잡는 게 매라는 생각은 곳곳에 퍼져 있다. 수단과 방법이야 어찌되었든 원하는 결과만 얻으면 된다는 식의 생각이 의외의 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다.
매 아닌 것들이 어디선가 꿩 잡는 기술을 배워선 용케 꿩을 잡아놓고선(어디선가 구한 것일 수도, 주운 것일 수도 있으리라) 내가 매입네 한다. 그 앞에 전리품처럼 놓인 꿩을 보고선 아무도 그가 매임을 의심하지 않는다. 놓인 꿩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는 더욱 확실한 매가 된다. 굳이 그의 발톱을 확인하지 않아도, 단숨에 바람을 거슬러 날아오르는 힘찬 날갯짓을 보지 않아도 그가 매라는 것을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편하고, 얇다!
거문고 인 놈이 춤을 추면, 칼 쓴 놈도 춤을 춘다. 여기서 말하는 칼이란 옥에 갇힌 춘향이 목에 걸렸던 바로 그것, 널빤지에 구멍을 뚫어 죄인의 목에 씌우던 형구(刑具)를 말한다. 칼을 본 이는 대번 알겠거니와 거문고나 칼이나 생김새가 비슷하다. 그러나 모양이 비슷할 뿐 거문과와 칼은 소용이 전혀 다르다.
생김새가 비슷하다고, 덩실덩실 춤을 춘다고 자기가 쓰고 있는 것이 무조건 거문고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앞에 놓인 꿩 몇 마리에 무조건 매가 되는 것이 아닌 것처럼. ⓒ한희철 목사
□ 솥귀현(鉉)
무쇠솥 뚜껑의 손잡이를 솥귀라고 하는데, 한문으로는 鉉(현)이라고 쓰고 '솥귀 현'이라고 읽습니다. 그러니까 솥귀현은 솥단지의 손잡이라는 뜻입니다. 솥단지에 손잡이가 없으면 솥뚜껑을 열 수 없으니 솥귀현은 꼭 있어야하는 것이네요. 만약 솥귀현이 없다면 그건 어처구니가 없는것과 같네요. 맷돌에 꽂아 맷돌을 돌리는 막대기를 어처구니라고 하는데, 맷돌에서 어처구니가 없으면 맷돌은 무용지물이 됩니다.
몇 년 째 한 달에 한번씩 어머니를 모시고 맛있는 식당에 갑니다. 이번 달에는 광주에 있는 솥귀현(鉉)이라는 영양호박밥을 맛있게 하는 곳에 갔습니다. 간판에 '솥귀현'이라 쓰여 있길레 도대체 저게 무슨 뜻인지 궁금해서 집에 오자마자 인터넷 검색을 해 봅니다.
"아이고... 호박밥, 고구마밥, 보리밥은 보기도 싫다. 너무 지긋지긋하게 먹어서 이제는 안 먹을란다" 너무 가난하여 먹을 것이 없던 시절 눈물을 흘리며 물리도록 먹었던 고구마, 호박, 무, 보리밥... 저도 안 먹습니다.
그래도 유명한 곳이라고 하니 일단 갔습니다. 물론 '영양호박밥'은 그 옛날 먹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고급 음식'이었고 맛도 기가막혔습니다. 그 옛날 생각하며 그냥 싹슬이로 싹싹 비웠습니다. (인증샷) 그런데 어머니는 정말 조금밖에 안 드시네요.ㅠㅠ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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