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인들은 시계의 노예
저는 생긴 것이 마치 수갑 같아 손에서 시계를 빼버리고 산 지가 벌써 몇 십년은 된 것 같네요. 아예 손목시계 자체가 없습니다. 지금은 어딜가나 시계가 흔하여 시간 확인하는 것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고, 핸드폰을 사용하면서부터는 핸드폰이 시계노릇을 합니다.
시계가 없었던 옛날에는 배꼽시계를 따라 살았지요. 배고프면 밥 때이고, 졸리면 잘 때이고, 배 아프면 쌀 때입니다. 해뜨면 일하고 해 넘어가면 일 끝냈습니다. 한마디로 생체리듬에 맞추어 산 것이지요.
시계가 생긴 뒤부터는 사람들은 시계의 노예가 되었습니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식사시간'이 되면 먹었고, 일하기 싫어도 '출근 시간'이 되면 출근해야 했고, 해가 중천에 떠 있어도 '퇴근 시간'이 되면 하던 일 딱 멈추고, 모든 것은 시계가 잰 시간을 돈으로 환산하는 '시계리듬'에 맞추어 살게 되었습니다.
노인들은 오랫동안 살면서 체득한 삶에 대한 노하우가 있습니다. 노인들은 말합니다. "하룻밤 푹 자고 나면 그냥 해결 돼야" 당장에 죽을 것 같은 큰일도 하루만 지나고 나면 작은 일로 쪼그라든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는 것이지요. 어려운 일에 부딪치면 서두르거나 조급해하지 말고 조금만 기다려 한 고비 지나가면 어찌됐든 사정은 바뀌게 되어 있습니다.
사람의 머리로 해결 안 되는 일들이 시간 지나면 저절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니, 거의 저절로 해결됩니다. 그러니 시계 들여다보며 안절부절 하지 말고 시계를 손에서 빼내어 버려버리세요. 그렇게 시간에서 풀려나와 차분하게 생각하다보면 길이 보입니다. ⓒ최용우
□ 심사는 좋아도 이웃집 불붙는 것 보고 좋아한다
낚시할 때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은 옆 사람이 큰 고기를 잡았다 놓칠 때라는 말이 있다. 웃고 말기에는 찔리는 구석이 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다른 이의 불행을 즐기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마음이 좋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웃집이 불붙는 것을 보고는 좋아한단다. 겉으로야 발을 구르며 안타까워 할지 몰라도 속으로는 잘됐다 좋아하는 것이 우리네 마음이다.
‘심사는 없어도 이웃집 불난 데 키 들고 나선다’는 말은 오히려 한 걸음을 더 나아가 우리의 심보를 여지없이 드러낸다. 이웃집에 불이 났으면 물을 들고 달려가 불을 꺼야 할 텐데 키를 들고 나서다니, 불 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다.
다른 이의 불행을 내가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느냐 하는 것이 내 인격의 척도일 수 있다. 그것은 또한 신앙의 척도이기도 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어찌 잴 수 있겠느냐며 쉽게 모른 척 할 일이 아니다. ⓒ한희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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