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같은 이야기

설거지

권영구 2008. 3. 5. 18:36

 

□ 설거지

 

살아서 아침을 맞고
또 밤을 보내듯
살아서 밥을 먹고
그릇을 치우네

크고 작은 빈 그릇에 담겼던
내 하루의 言語와 思考를
즐겁게 정돈하는 시간

이 빠진 것들은 따로 치우고
깨어진 것들은 내어버리면서
다시 만나는 나의 모습

행주로 그릇을 닦아
찬장에 넣듯이
잃었던 질서를 챙겨
마음 속에 포개 넣네

그릇을 닦으며
생활이 노래가 되듯
열심히 하루를 치우는
나의 손끝에서
은빛으로 빛나는
내일의 희망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이해인(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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