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수위가 좋아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을 한 사람이 놀기가 뭐해서 한 은행의 수위로 취업을 했습니다. 수위는 문 앞에 서서 오가는 사람들에게 인사나 하고 안내와 감시, 경비만 하면 되는 일 아닌가?
그런데, 이 사람에게는 처음 해보는 수위 일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사람들을 안내하고, 청소를 하고, 눈이 내리는 날에는 은행 앞 도로를 쓸고, 빈터에 꽃을 심고... 어찌나 열심히 일을 하는지 금방 그 은행은 친절한 은행이라고 소문이 났습니다.
기분이 좋아진 은행장은 당장에 그 사람의 월급을 올리고, 좀 더 편한 자리로 옮겨주기로 결정하고 그 사실을 알렸습니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그 사람은 아무 말 없이 사표를 내고는 나가버렸습니다.
은행장은 수위자리를 비워둘 수 없어서 수위를 모집한다는 광고를 신문에 냈습니다. 광고를 보고 여덟명이 지원을 해 왔는데, 놀랍게도 그 가운데 바로 사표를 써 던지고 나갔던 그 사람이 끼어있었습니다.
"나는 다른 일 보다도 수위 일이 너무 좋소. 수위 일을 계속 하려면 이렇게 다시 지원하는 수밖에 없지 않겠소?"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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