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같은 이야기

한 늙은 별난 여자

권영구 2008. 2. 11. 10:08
□ 한 늙은 별난 여자  

리투아니아 숲의 한 초막에 늙은 여자가 버섯과 물만 먹고 살았다. 그녀는 홀로 있는 것을 좋아했지만, 어쩌다가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의 비위에 거슬리거나 말거나, 속담들을 인용하여 말하는 것이 습관이었다.
호사스런 옷을 입은 사람들에게는, “많은 재물보다 좋은 이름을 얻는 게 낫다.”
버릇없이 구는 아이의 부모에게는, “아이를 어렸을 때 바로잡으면 늙어서도 바로 선다.”늘 이런 식이었다.
가끔 마을에 내려갈 때 그녀는 폴란드인 지주(地主)의 문간에 걸음을 멈추었다. 한가하게 햇볕을 쬐고 앉아 있는 그를 보았다면, “문이 돌쩌귀에서 돌듯이 게으름뱅이는 침대에서 돈다.”고 했든지 아니면 “장작이 없으면 불이 꺼진다.”고 했을 것이다. 지주는 그녀에게 먹을 것을 대주기도 했지만, 속으로 매우 싫어했다.
하루는 무슨 일로 사람들과 맹렬하게 다투고 있는 지주를 보고 손가락으로 그를 가리키며 말했다. “성질 급한 자는 싸움을 일으키고 화를 더디 내는 자는 다툼을 가라앉힌다.”
그 순간 지주는 저 늙은 여자를 없애버리겠다고 속으로 맹세했다.
다음번에 여자가 왔을 때 지주는 속에 독이 들어 있는 빵을 구워 내놓았다. “이렇게 맛있는 빵은 먹어보지 못했을 거요.”
여자는 고맙다고 말하는 대신, 이렇게 말했다. “언젠가는 너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
여자가 빵을 가지고 거리를 내려갈 때 지주는 그녀의 등을 바라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당신이야말로 오늘 저승사자한테 끌려가는 자신을 볼 것이다.”
바로 그날, 여자의 초막 근처 숲에서 사냥을 하던 지주 아들이 길을 잃고 헤매다가 초막을 발견했다. 지주 아들은 여자에게 목도 마르고 배도 고프니 먹고 마실 것을 좀 달라고 청했다. 그녀가 입을 대지 않고 두었던 빵을 내주었다. 젊은이는 자기 아버지가 구운 빵을 먹고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었다. 소식을 듣고 달려와 아들 주검을 부둥켜안고 눈물을 쏟고 있는 아버지에게 늙은 여자가 말했다. “구덩이를 파는 자가 먼저 구덩이에 빠진다.”
기도: 세상엔 진짜로 별사람 다 있군요.
주님, 세상에 별사람 다 있다는 사실을 슬기롭게 받아들이도록 도와주십시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저처럼 생각해야 하고 저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터무니없는 착각에 빠지지 않도록 저를 지켜주십시오.
나아가, 누가 어떤 모습을 보이더라도 거기에 휘둘려서 사람이 해서는 안 될 짓을 하거나 마땅히 해야 할 바를 접거나 그러지 않도록 저를 이끌어주십시오.
세상 한복판에서 오늘도 주님의 이끄심을 받아 온순하고 당당하게 살아보겠습니다.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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