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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각/이준호
□ 한결같이
옛날 양반들은 해마다 한 해가 시작되면 마치 문고리를 잡고 문을 열 듯이 그 해를 여는 문고리 글귀를 한 마디씩 붓을 휘둘러 써서 그걸 '신년휘호'라고 하였지요. 지금도 1월 1일자 신문에 보면 신년 휘호가 실리고, 텔레비전에서는 대통령이 신년휘호 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저도 해마다 문고리 글귀를 쓰는데, 2003-直 2004-毫釐 2005-寤寐不忘 2006-으르르르릉 2008-오직예수... 를 썼습니다. 올해의 문고리 글귀는 '한결같이' 입니다. 결이라는 것은 '나이테'라는 말인데, 나무의 나이테는 1년에 한 개씩 안쪽에서부터 일정한 모양으로 동그라미가 더해집니다. 순식간에 되어지지 않습니다. 1년에 한 개씩 오랜 세월동안 계속됩니다. 무슨 일이든 나이테처럼 한겹 한겹 더해지는 세월이 지나야 비로소 그늘을 드리우는 거목이 됩니다. 요즘처럼 '큰 거 한방' '대 박'을 꿈꾸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어찌보면 '한결같이'라는 덕목은 고리타분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저는 누가 뭐라고 해도 한 걸음 한 걸음 '한결같이' 제 길을 걷고자 합니다. ⓒ최용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