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늘 할머니를 모시고 목욕탕에 갑니다. 가족
중에는 할머니를 챙겨 드릴 사람이 저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근데 이런 생활이
반복되다 보니 이젠 좀 싫증이 납니다.
요즘은 저 혼자 목욕탕에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그렇지만 할머니를
모른 체 하고 목욕탕에 갈 수가 없어 이런
제 마음을
어머니께 말씀드렸더니 "그렇기도
하겠지. 씻겨 드리려면..."
하시며, 겨울에는 어쩔 수 없지만 여름에는
집에서 씻어도 되니까 혼자 가도 괜찮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한
손으로 할머니를 씻겨 드리는 게
힘들고 싫어서가
아닙니다. (전 한 손을 전혀 쓰지
못하거든요.) 저도 제 마음을 잘
모르겠습니다. 왜 이런 마음이 자꾸 드는
건지...
언니에게 이런 제 맘을
얘기했더니 '할머니께 잘해 드려라(살아
계신 동안에) 할머니가 안 계시다고 한번
생각해 봐라...' 라는 문자메시지가
왔습니다.
언니의 말이 자꾸 뇌리에
맴돕니다. 사랑밭 새벽편지 가족
여러분!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제가
너무 못된 건가요?
- 김 현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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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색내기 일색인 이 세상
속에서 현정님의 할머니에 대한 마음이 특별할 건 없어 보이지만 할머니께서는 분명 현정님을 참 좋은 마음의 친구로 생각하고
계실 것입니다.
- 진정한 효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아름다워진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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