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밭 새벽편지(행복한 家)

[문화생활정보]내가 나라서 다행이다

권영구 2025. 12. 16. 10:01

멀쩡한 척 사는 게 더 힘들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비극적인 드라마의 주인공이나 할 만한 말이지만, 누구나 때로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하루를 보내면서도 마음속에서는 자꾸만 작은 파도가 일어나곤 합니다. 괜찮다고 말하면서도 사실은 괜찮지 않은 날이 많습니다. 나도 잘 살고 싶은데, 그게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나 자신에게 묻습니다.

 

‘오늘은 잘 살아낼 수 있을까?’

 

 

어느 순간부터 제 안에는 두 개의 마음이 생겼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은 마음, 그리고 어떻게든 잘 살고 싶은 마음. 둘은 늘 싸웁니다. 어떤 날엔 의욕이 넘치다가도, 다음 날엔 모든 게 귀찮아집니다. 마음을 다잡았다가도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다시 일어섭니다. 반복되는 이 감정의 파도 속에서 깨달았습니다. 나는 완벽하게 살 수 없다는 걸, 그리고 그래도 괜찮다는 걸요.

 

일을 하며, 사람을 만나며, 관계 속에서 나를 잃어버린 적이 많았습니다. 사랑받고 싶으면서도 들킬까 봐 두려웠고, 인정받고 싶으면서도 평가받기 싫었습니다. 그래서 자주 도망쳤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니, 그 도망조차 결국 나를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의 불안과 모순, 그 모든 게 결국 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을 때, 조금은 가벼워졌습니다.

 

 

이제는 예전처럼 자신을 꾸미려 하지 않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아보려 합니다. 잘 살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지 않고, 그렇다고 조급해하지도 않으려 합니다. 불안한 날엔 그 불안을 그대로 껴안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엔 그냥 그렇게 두기로 했습니다. 삶을 완벽히 이해할 수 없더라도, 적어도 내가 나를 배신하지는 말자고 다짐합니다.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잘 살고 싶은 사람들’일 뿐이라고. 방법을 몰라 헤매지만, 결국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애쓰며 버티고 있다는 것.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위로가 됩니다. 내가 부족하고 흔들리는 건 살아 있다는 증거니까요.

 

 

이제 저는 이렇게 믿습니다. ‘나는 나라서, 우리는 우리라서 가능한 일들이 있다’고요. 내 삶의 속도는 느릴지라도, 그 느림 속에서 나만의 리듬을 찾고 싶습니다. 남들보다 뒤처져 보여도, 언젠가 나의 정상에서 나답게 웃고 있을 거라 믿습니다.

 

 

오늘도 잘 살고 싶은 마음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너무 애쓰지 말고 잠시 멈춰 서도 괜찮습니다. 그 순간에도 우리는 여전히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멀쩡한 척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당신답게, 나답게 살아가는 오늘이면 충분합니다. 아직도 다 알지는 못하지만, 내가 나라서 다행이라고, 감사하다고 느끼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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