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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

권영구 2025. 12. 5. 10:51

문태성님(tsmoon1@hanmail.net)께서 권영구 대표님께 드리는 향기메일입니다.

키오스크

 

오세요 아버지, 늙은 간이역에서 머뭇거리지 마시고 한가해야
사람 살 맛 난다 말하지 마시고 오세요 아버지, 차표 끊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 말하지 마시고 세상 살기 자꾸 힘들어지는구나
말하지 마시고 오세요 아버지, 기름진 큰 밭 자리 처분하시고
빚만 늘리는 천덕꾸러기 농기구들 집어던지고 오세요 아버지,
겨울 짧고 어둠 없는 이곳 봄이 가도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지지 않는 이곳 오세요 아버지, 언제든지 어디로든 갈 수 있는 이곳
누구도 고향이라 말하지 않는 이곳 와요 아버지, 속력과 폭력이
앞 다투는 이곳으로

- 배세복, 시 `키오스크'


터치스크린에서 주문하고 계산합니다. 사람과의 대화는 없고
기계와 눈을 맞추고 손가락으로 대화를 합니다.

걱정할 것 없다고, 간단하다고 말하지만
어려움을 말하는 분들도 분명 있습니다.

적응하는 사람이 강하고
적응하는 사람이 버티는 편리하고도 복잡한 현실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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