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밭 새벽편지(행복한 家)

[일상스토리]산다는 것은

권영구 2024. 8. 5. 12:03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 신경림 시, <갈대>

 

신경림 시인의 데뷔작인 갈대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맑은 자성이 좋은 시입니다.

일찍부터 시인의 인생은 이렇게 그윽하게 깊어졌습니다.

우리도 따라서 깊어지고 싶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