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독서MBA 뉴스레터 237] 화난 것고 억울한데...방시역이 화가 나서 방탄소년단을 만들었다고?

권영구 2021. 6. 25. 10:17

 

 

 

"오늘의 나를 만든 건 '화', 사회 변화를 위해 분노하십시오." 방시혁 대표가 2019년 모교 졸업식 축사에서 했던 말입니다. 방 대표는 방탄소년단을 만들고 세계 최고 프로듀서로 우뚝 섰습니다. 그런 그가 오늘의 자신을 만든 것은 '화'라고 했습니다. 아무리 현실이 어려워도 열심히 꿈꾸고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꿈을 이룰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방 대표는 방탄소년단을 만들면서 꿈과 노력 덕분이 아닌, '음악 산업의 현실에 화를 내고 분노하며 맞서 싸웠다'라고 밝혀 적잖은 충격을 주었습니다. 사람들이 충격 받은 이유는 그동안 '화'를 부정적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화를 다스려야 할 감정으로 여겼고, 드러내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삼았습니다. 화의 본질을 알면 방 대표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화에는 양면성이 존재합니다. 똑같은 칼도 의사가 쓰면 사람을 살리고, 범죄자의 손에 들어가면 사람을 다치게 하듯이 화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납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생명 에너지로 쓸 수 있을지 방 대표에게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는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퍼져 있는 부조리 앞에서 큰 분노를 보였습니다. 그는 분노를 생산적으로 표출했습니다. 잘못된 관행을 비난하고 소모하는 대신 그것들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올바른 방향으로 팀을 만들고 성장시키려 시도했고, 그 결과 방탄소년단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방 대표가 화가 치민다고 무조건 감정만 표출하거나 외면했다면 방탄소년단은 없을을 것이고, 날카로워진 분노는 방 대표의 몸과 마음에 큰 상처를 남겼을 것입니다.

 

반대로 진주 화재 사건은 화를 잘 내지 못했을 때 얼마나 참혹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2019년 발생한 이 사건은 진주의 한 아파트에 살던 40대 남자가 건물에 불을 지르고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칼을 휘둘러 5명이 죽고, 18명이 다친 참극입니다. 검거된 범인은 "임금 체불 때문에 화가 나 불을 질렀다"고 했습니다. 범인은 감정을 극단적으로 표출하는 조현병 환자였습니다. 조현병도 화병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화병이 더 이상 정신적으로 감당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면 조현병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초기에 화병이 발생했을 때, 좀 더 적극적으로 치료했다면 이런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유사한 사건들은 많습니다. 끊어오르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해 다짜고짜 지나가던 행인에게 폭력을 가하거나 괜히 자기를 쳐다봤다고 싸움을 거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화를 생명 에너지로 쓰려면 자기애가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방시혁 대표는 아마도 자기애와 자존감이 강한 사람일 것입니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화 에너지를 나와 타인을 해치는 무기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 강렬한 생명 에너지를 열정으로 승화시켜 나를 성장시키고 원인을 해결하는 동력으로 사용합니다. 화가 애초에 살려달라는 신호이니만큼 화 에너지를 생명 에너지로 사용해야 합니다.

 

이 책의 저자 박우희 작가님은 친지인 한의원 원장님입니다. 제가 수십년간 헛기침으로 고생할 때 강남역에 있는 박원장님을 만나서 침 한방으로 기침이 멈췄습니다. 화병이었다고 하셨습니다. 너무 편하고 행복합니다. 명의를 만났습니다. 암 전문이라고 하십니다. (강남역 4번, 미왕빌딩 6층입니다. 독서MBA 소개라고 하시면 더 잘해주실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