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독서MBA 뉴스레터 238] ...대화의 일류, 이류, 삼류

권영구 2021. 5. 28. 09:47

 

고등학교에서 성적은 항상 반에서 1등이었고, 학생회장으로 스포츠도 만능이었습니다. 비교적 자신이 우수하다고 생각하던 유형의 인간이었습니다. 그런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입사한 지 3개월 만에 좌천되었습니다. 왜 좌천되었을까요? 영업 실적이 최하위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영업을 해야 하는 거래처에 약속 시간을 정하는 전화를 하지 못했습니다. 거절당하는 것이 싫었기 때문입니다. 상사와 동행하는 영업이 가장 괴로웠습니다. 제가 말하는 것을 상사가 듣는 것이 싫었기 때문입니다. 나 자신만 신경 쓰며 업무에 젬병인 저는 당연히 매출이 제로였습니다. 입사 3개월 만에 지방으로 내려가라는 인사 명령을 받았습니다. 지방에 가서는 예고 없이 찾아가서 영업을 했습니다. 이런 영업은 대부분의 경우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입니다. 때로는 클레임이 걸리기도 해서 정말이지 진절머리가 났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존의 고객만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매일 7시에 첫 번째 거래처를 방문하여 5분 정도 담당자와 시시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8시에는 다른 회사로 갑니다. 거기서도 간단히 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리고 9시에 또 다른 회사로 갑니다. 이것을 꾸준히 반복했습니다. 그런데 이것밖에 하지 않았는데 기존 고객이 다른 고객을 잇따라 소개해 주었습니다. 1년 후에 저는 그 지역 매니저가 되어 있었습니다. 지방으로 좌천된 지 2년만에 제 담당 지역은 전국 1.200개 지점 가운데 매출 달성률 1위를 기록했습니다.

 

수년 후에 인재파견회사를 퇴사하고, 분야가 전혀 다른 음악학교에 접수 업무를 보는 직원으로 취직했습니다. 음악학교에는 수백 명이나 되는 강사가 있습니다. 항상 대기실에서 그 강사들과 시답잖은 이야기로 낄낄거리며 수다를 떨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음악에 관해서는 완전히 아마추어였습니다. 그래서 강사들과 음악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은 없습니다. 그런 제가 입사한 지 3년 만에 사업부장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모티베이션 & 커뮤니케이션을 설립했습니다. 원래 타인에게는 관심이 없고 나 자신만 생각하던 겁쟁이인 제가 지금은 이렇게 커뮤니케이션 스쿨을 설립하고 전국 35개 지역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인생은 어느 쪽으로 흘러갈지 아무도 모릅니다. 흔히 설명을 잘하는 사람이 잘 팔고, 전문지식과 기술이 있는 사람이 출세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꼭 그렇지 않습니다. 좋은 상품이 꼭 잘 팔린다고도 할 수 없고, 멋진 사람이 항상 인기가 많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어떤 것을 전하는가'보다 '상대방과 어떤 관계성을 가지는가'입니다. 이 관계성을 만드는 것이 바로 이 책의 테마인 '대화'입니다. 대화는 서로 간에 말을 주고받는 행위입니다. 이때 중요한 점은 '어떤 대화 소재를 택하는가'보다 '상대방과 어떤 관계성을 가지는가' 하는 점이고, 그것은 곧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과 관련됩니다.

 

낯가림이 굉장히 심한 기류 미노루는 취업 3개월 만에 좌천당했지만, 마음을 굳게 먹고 열심히 노력하여 매출 1위를 달성했습니다. 수많은 경험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커뮤니케이션 패턴을 발견하여 이 책을 썼습니다. 일본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좋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