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독서MBA 뉴스레터 225] ...들보로 성을 뚫을 수는 있지만 구멍을 막을 수 없습니다.

권영구 2021. 3. 24. 12:16

 

이 책에 좋은 글이 정말 많아서 소개합니다.

 

장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들보로 성을 뚫을 수는 있지만, 구멍을 막을 수 없는 것은 각 도구의 쓰임새가 다르기 때문이다.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준마이지만, 쥐를 잡는 데는 살쾡이나 족제비만도 못한 것은 각각 타고난 기술이 다르기 때문이다. 올빼미는 밤에 벼룩을 잡고 털끝도 살필 수 있지만, 낮에는 눈을 부릅떠도 언덕이나 산도 보지 못하는 것은 각각의 본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부가 물길로 가면서 용을 피하지 아니하는 것은 어부의 용기이다. 육로로 가면서 외뿔소나 호랑이를 피하지 아니하는 것은 사냥꾼의 용기이다. 흰빛이 번듯이는 칼날이 눈앞에 왔다 갔다 해도 죽음과 삶을 같이 보는 것은 열사의 용기이다. 궁함에는 운명이 있음을 알고 통함에는 때가 있음을 알며 큰 어려움을 당해서도 두려워하지 아니하는 것은 성인의 용기이다."

 

"성인은 천하를 살피지만, 조작이 없고, 덕을 달성하지만 구속되지 아니하고 '도'로 나아가지만, 즉 '도'로서 세상을 밝히지만 도모하지 아니하며, 인을 이해하고 실천하고 노력하지만 자만하지 아니하고, 의를 위하지만 쌓고자 하지 아니하고, 예에 따르지만 피하거나 꺼리지 아니하고, 일을 맡지만 핑계되지 아니하고, 법도에 맞지만 혼란스럽지 않다. 그리고 백성을 믿지만, 가벼이 여기지 아니하며 사물에 따르지만, 본성을 버리지 아니한다."

 

순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고약한 물음에는 답하지 말며, 고약한 자에게는 묻지도 말고, 그들의 말을 귀담아듣지 말아야 한다. 다툼의 기운이 강한 자에게는 시비를 논하지 말아야 한다. 반드시 도에 합당할 만한 연유가 있는 후에 그들을 가르치고 인도할 것이며, 도를 추구하는 자가 아니면 즉시 피해야 한다. 따라서 예절이 갖추어진 후에야 그와 더불어 도의 실천을 이야기할 수 있고, 말이 순리에 맞아야 그와 더불어 도의 원칙을 이야기할 수 있다. (중략) 더불어 이야기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와 더불어 말한다면 시끄러움일 뿐이고, 이야기할 수 있음에도 말하지 아니한다면 숨기는 것이다. 남의 기색을 관찰하지 아니하고 말한다면 눈이 멀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군자는 시끄럽지 않고 숨기지 않으며 눈멀지 아니하고서 정중하게 순리에 따라서 처신한다."

 

"해와 달이 비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횃불을 끄지 않거나 때에 맞추어 비가 내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논에 물 대고 있다면 이것은 헛수고에 불과하다. 눈먼 사람은 문장(그림이나 글)을 남과 더불어 볼 수 없고, 귀먹은 사람은 남과 더불어 종소리나 북소리를 들을 수 없다. 어찌 몸에만 귀머거리나 장님이 있겠는가! 지식에도 장님과 귀머거리가 있다."

 

이 책의 저자 이해영 교수님은 영남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님입니다. 이 책은 854페이지에 달하는 엄청난 책입니다. 뒤로 갈수록 좋은 글이 많아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좋은 글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은 깊은 의미를 전달합니다. 책을 통해서 만난 이해영 교수님의 내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가의 책을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