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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MBA 뉴스레터 76]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애플의 수석 디자이너 알랜 다이는 “CEO가 곧 알아챌 텐데, 그게 너무 두려워요.”

권영구 2020. 3. 25. 11:32

교수가 되어 처음으로 비즈니스스쿨의 강의실에 들어섰을 때 내가 느꼈던 무력감이 기억난다. 나는 수강생들이 나보다 비즈니스 이론을 더 많이 알고 있을까 봐 두려웠는데, 아마 그건 사실이었을 것이다. 또한 준비한 자료를 다 끝내지 못하거나 예정보다 지나치게 빨리 끝내버릴까 봐 걱정했는데, 역시나 그랬다.

배우 리즈 위더스푼은 영화 ‘앙코르’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 직전에 “내 이름이 불리지 않기만을 기도하며 앉아 있었어요. 온 세상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연설을 해야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정말 두려웠거든요.”

이렇게 버겁고 부담스러운 상황을 어떻게든 회피하기 위해 사람들은 무슨 일이든 하려고 든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가면증후군’이라고 부른다. 가면증후군이란 자신이 거둔 성공이나 업적이 피나는 노력이나 능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행운이나 우연 때문이라고 여겨서 자신의 원래 모습이 드러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심리를 말한다. 본색이 탄로 날까 봐 두려워하는 마음이 바로 가면증후군이다.

배우 조디 포스터는 ‘피고인’으로 아카데미 주연상을 받게 되었을 때, 이것은 분명 착오이며 결국 상을 되돌려줘야 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CBS의 ‘60분’에 출연해서 ‘이 상은 순전히 요행으로 받게 된 것’이라고 말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마크 저커버그와 함께 페이스북 제국을 일군 이 회사 최고운영책임자 셰릴 샌드버그는 “가끔 능력 밖의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 직무를 떠맡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내가 사기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며칠씩 이어질 때도 있답니다. 나의 보잘것없는 능력으로는 도저히 해낼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애플의 수석 디자이너 알랜 다이는 “언젠가 모든 게 들통 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죽을 것만 같습니다. 내가 실제로는 수준 이하의 엉망이라는 사실을 CEO가 곧 알아챌 텐데, 그게 너무 두려워요.”

미국의 대기업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CEO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역시 우리가 지금까지 다뤄온 자신의 무능력이었다. 자산 가치가 수십 억 달러에 달하는 기업에서 수십 만 명의 고객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형편없는 무능력자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이 세상 누구라도 부담의 벽을 넘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을 때는 경쟁력에 관한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기 바란다. 만약 당신도 그런 감정에 휘둘린다면 그게 정상이라고 생각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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