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몬산토를 이긴 코카콜라와 펩시의 전략 -
아스파탐은 설탕보다 200배나 당도가 강한 감미료로, 코카콜라와 펩시가 오랫동안 사용해왔다. 아스파탐 특허를 보유한 미국의 몬산토가 독점 판매로 이익을 내고 있었는데, 특허 기간이 만료되자 네덜란드의 HSC가 아스파탐을 생산해 코카콜라와 펩시에 싸게 팔기 시작했다. 코카콜라와 펩시의 반응은 어땠을까? 당연히 처음에는 HSC를 환영했다. 하지만 결국 HSC가 아니라 몬산토의 아스파탐을 계속 사용했다. 왜일까? 독점 판매 기간 동안 몬산토의 교섭력이 우위에 있었다. 하지만 HSC라는 경쟁자가 생겨나자 그들의 교섭력이 약해졌다. 덕분에 코카콜라와 펩시는 몬산토의 아스파탐을 싼값에 후려쳐서 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 굳이 실적이 분명하고 평판이 좋은 몬산토의 아스파탐 대신 HSC 제품을 살 이유가 없었다.
HSC가 아스파탐 게임에 뛰어든 것은 코카콜라와 펩시에게 큰 이익이 되었다. HSC는 자기가 제공할 수 있는 이익을 공짜로 넘겨주고 만 셈이다. HSC가 고객인 코카콜라 입장에서 게임을 분석했다면, 시장에 진입하기 전에 미리 교섭해서 구매 확답을 받는 식의 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렇듯 다른 게임 플레이어의 관점에서 게임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처럼 시야를 넓혀서 모든 플레이어를 바라보면 ‘승패라는 단순한 발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 고객의 제안이나 의뢰는 승패의 발상에서는 커다란 기회처럼 보인다. 하지만 고객의 속셈은 당신을 들러리 삼아 가격 협상의 레버리지로 쓰려는 것인지 모른다. 고객이 늘어나면 한정된 고객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고객을 상대로 강한 지위를 얻을 수 있다. 공급자가 늘면 특정 공급자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몬산토가 독점 판매하는 아스파탐을 구입하던 코카콜라가 HSC라는 새로운 공급자의 등장을 환영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보완자가 늘면 상품의 가치도 높아진다. 가령 게임기는 소프트웨어가 많을수록 가치가 높아진다. 경쟁자가 늘어서 오히려 이익이 되는 경우도 있다.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기술을 다른 자동차 제조사에 적극적으로 제공한다. 경쟁자가 많아지면 친환경 자동차 시장이라는 파이도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