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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빙상 국가대표 경기복 네덜란드에 의존 “기술은 있는데…”

권영구 2014. 2. 19. 10:58

 

韓 빙상 국가대표 경기복 네덜란드에 의존 “기술은 있는데…”

  • 윤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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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4.02.19 08:00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이상화 선수(왼쪽)과 쇼트트랙 대표팀 박세영, 이호석이 박승희 선수. / 조선DB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이상화 선수(왼쪽)과 쇼트트랙 대표팀 박세영, 이호석이 박승희 선수. / 조선DB


    한국 빙상 국가대표 선수 경기복이 네덜란드 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공식후원사 휠라코리아가 네덜란드 스케이트경기복 전문업체 크래프트에 국가대표 경기복을 주문하고 있다.

    크래프트는 세계 전문 경기복 시장 70~80%를 장악하고 있다. 이번 소치 올림픽에선 일본·독일·미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가 이 업체가 생산한 경기복을 입었다.

    한국 스케이트 선수의 경기복은 방탄복 소재인 ‘캐브라’로 만들어졌다. 경기복 몸통 부위를 캐브라 소재로 만들어 스케이트 날로부터 동맥을 보호하게 제작됐다.

    이밖에 어떤 특수 소재와 첨단 기술이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다. 휠라코리아가 크래프트에 직접 문의했지만 유명 선수 경기복과 같은 소재를 썼다는 말만 들어야 했다.

    선수 경기복은 빙상연맹과 선수 사이 의사소통을 통해 수정·보완된다. 휠라가 디자인하고 크래프트와 패턴(옷의 설계) 등을 상의한 뒤 선수별 맞춤 의상을 제작한다.

    그러나 빙상연맹 관계자는 “연맹이 특별히 요구한 첨단·특수 기능은 없다”고 말했다. 크래프트가 제공하는 기술에 맞춰 입는다.

    일본과 미국 선수는 독자 개발한 의상을 입었다. 일본 선수 경기복은 미즈노 제품이다. 지난 밴쿠버 올림픽 때 활동성을 강화하기 위해 다리 사이 특수소재를 사용한 것이 선정성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같은 특수 소재를 사용했지만 색상을 변경해 논란을 피했다.

    미국 선수는 항공우주업체 록히드 마틴과 스포츠 의류업체 언더아머가 2년간 개발한 ‘마하 39’를 입었다. 우주선 제작에 쓰이는 첨단 소재를 썼고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는 디자인이 적용됐다. 다만 새 경기복 탓에 기록이 저조하다는 말이 나오면서 남은 경기는 기존 유니폼을 입고 출전하기로 했다.

    네덜란드는 크래프트의 경기복을 입고 출전했다. 네덜란드에는 인공제방과 수로가 많아 네덜란드인은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스케이트를 접할 수 있다. 스케이트 시장이 크고 투자가 많이 이뤄져 기술도 발달했다.

    한국도 방탄 소재 관련 기술력은 갖고 있다. 국내에서 방탄 원단을 소재로 경기복을 제작하는 업체가 있다. 초·중·고교 선수나 대학생 선수, 동호회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다. 다만 시장이 작아 충분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가대표 선수 경기복은 한 벌에 수백만원이다”며 “수요가 많지 않아 시장성이 없으니 만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은애 연세대 의류환경학과 교수는 “소재 기술은 선진국에 비해 뒤처지지 않았다”며 “패턴이 가장 중요한데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자체 개발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