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행복국가를 정치하라

권영구 2014. 1. 17. 07:05

행복국가를 정치하라

 

행복국가를 정치하라       성장과 분배를 넘어선 정의로운 행복선진국의 청사진

데릭 보크 지음,  추홍희 옮김,  지안출판사 | 2011.11.10

 

 

<책소개>

국민의 행복을 실질적으로 증진시킬 수 있는 정책적 방안을 제시하는 『행복국가를 정치하라』. 이 책은 행복에 대한 정치학 행정학 심리학 사회학 경제학 등에 걸쳐 있는 400여 개의 행복학 연구 성과를 기초로 하여 정치·경제·법 현실을 감안하여 실행가능한 제도 개혁 방안을 다루고 있다. 경제성장 제일주의 탈피, 정치적ㆍ경제적 평등, 실업과 은퇴, 육체적ㆍ정신적 건강, 부양가족 지원 제도, 전인교육 강화, 정부의 서비스 질 향상 등 다양한 정책적 대안을 전한다.

 

 

<목 차>

옮긴이 글
행복학의 최신 연구에서 한국 정치가 배워야 할 것

프롤로그
행복 정치의 첫걸음

1_행복학 연구가 밝혀낸 뜻밖의 사실들
돈이 많아지면 과연 행복할까
행복을 지속시키는 6가지 요인
국가별 행복 수준의 차이 비교
조사방법에 따라 행복 통계가 달라진다
공동체의 비전을 보여주는 행복 연구

2_행복학 연구는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행복을 측정하는 최신 조사방법
삶이 행복한지 평가하는 설문조사법
삶의 만족도 평가는 과연 믿을 만할까
행복 평가에 대한 근본적 비판들
행복 연구는 정책에 이용할 만큼 정확한가

3_행복은 공공정책의 정당한 목표
행복이 공공정책의 목표가 될 수 있을까
행복이 공공정책의 유일한 목표여야 하나
행복 연구를 정책 결정에 활용하기
행복연구 활용이 정책 만족도를 높인다

4_경제성장의 불행
경제성장이 국민 행복이라는 신화
행복하지 않은 성장을 둘러싼 논쟁
성장 없는 행복의 딜레마
성장제일주의 언제쯤 바꿀 수 있을까

5_심각한 불평등을 어찌할 것인가
소득 불평등과 국민 행복의 관계
소득 불평등과 평균 수명의 관계
소득 재분배와 정의의 문제
소득 재분배의 대안 : 정치적 평등
기회 평등과 공정한 행복사회의 실현

6_실업·은퇴·질병 : 경제적 난관 넘어서기
은퇴 후 노후 보장책 마련하기
불행을 지속시키는 의료비 부담
불황기에 더욱 절박한 실업의 고통
벼랑 끝에 몰린 삶
개인 책임과 공공 부조, 도덕적 해이
새로운 사회적 안전망의 확대 필요성

7_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만성통증 : 환자의 육체적 고통 줄이기
수면 장애 : 막대한 경제적 손실 예방
우울증 : 사회적 편견 극복과 적극적 치료

8_가정의 행복은 사회적 투자
안정된 가정은 국가적 행복의 기초
미래 행복을 위한 출산·보육 장려 정책
유아 교육은 미래 국가행복 투자

9_전인적 행복교육 실시
공교육은 평생 행복의 배움터
대학 교육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
대학 교육의 행복 기여도를 높일 방법
직업훈련이 교육의 전부가 아니다

10_정부와 의회의 질적 향상
정부의 성과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
정부 정책의 품질과 성과 높이기
불신과 냉소를 극복하는 정치적 절차 개선
정부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공정한 평가
정치에 대한 비현실적인 기대 줄이기
정치 비관주의와 불신을 줄여야 할 필요성

11_행복학 연구는 왜 중요한가

참고문헌
번역자 주

 

 

<출판사 서평>

경제 성장과 무상 복지를 넘어서
지금 가능한 ‘행복선진국’

하버드대 총장을 20년 역임한 최고의 지성이
400여 개의 최신 행복학 연구를 집대성한 “행복정치의 정석”


-“세계 최초로 ‘국민총생산GNP’이 아니라 ‘국민총행복GNH’(Gross National Happiness)을 국가 발전의 주요 지표로 삼은 부탄은 1인당 국민소득이 큰 차이로 인도를 추월했고, 평균 기대수명은 1982년 43세에서 현재 66세로 높아졌다. 정치체제의 질도 꾸준히 상승해 현재는 인도나 중국보다 훨씬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연간 일인당 국민소득이 1만~1만 5천 달러 수준에 이르면 경제성장을 더 이루더라도 국민 행복의 증가분은 아주 미미하다.”

-“소득 불평등 격차가 더 벌어졌지만 사람들의 불만족은 더 커지지 않았다. 소득 불평등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았을 저소득 계층은 그들 몫에 대한 만족도가 소득이 보다 고르게 분배됐던 몇십 년 전에 비해 떨어지지 않았다. 소득 불평등이 증가함에 되레 부유층의 불만이 커졌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GDP은 2007년 2만 1,695달러를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 2만 달러 대에 진입, 국민 생활수준도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게 되었다. 하지만 삶의 질, 건강, 교육, 정치적 환경, 경제적 역동성 등 주요 지표를 따라 나라별 순위를 매겨본다면 우리나라는 세계 중위권에 머문다. 일례로 한국은 2007년 세계가치조사World Value Survey에서 97개국 중 58위에 랭크되어 고작 ‘행복중진국’ 수준에 그쳤다.

GDP가 높더라도 실제 국민들의 행복수준이 낮다는 사실은 지금까지의 기존 통념으로는 현재 직면한 심각한 문제점을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뛰어난 통찰력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경제성장에 대한 글을 썼다. 그러나 행복을 주는 정치에 대한 글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행복국가를 정치하라≫는 이러한 시기에 데릭 보크 하버드대학 교수가 여든의 노구에 오랜 연구와 풍부한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행복 정치학의 비전을 제시하는 역작이다. 정치학자이자 법률가인 보크 교수는 1968년에서 1971년까지 하버드대학 로스쿨 학장을 역임했고, 1971년에서 1991년까지 20년 이상 하버드대 총장을 지낸 미국의 대표적인 지성인이다.

“행복학의 최신 연구로부터 정부가 배워야 할 것”이란 원서 부제가 말해주듯 이 책은 행복에 대한 정치학 행정학 심리학 사회학 경제학 등에 걸쳐 있는 400여 개의 행복학 연구 성과를 기초로 정치·경제·법 현실을 감안하여 국민의 행복을 실질적으로 증진시킬 수 있는 정책적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노작이다.

불행한 나라의 행복 정치

사람들이 무엇에 행복해하는지, 얼마나 삶에 만족하는지를 다양한 설문조사로 밝힌 행복학 연구 성과를 경제, 교육, 의료, 복지 등 사회 각 분야의 정책 개발에 활용한다면 돈이 들지 않고도 지금, 바로 개개인의 행복을 높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성장/분배, 자유/복지라는 20세기 낡은 이념적 대립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정의로운 행복국가”가 실제적으로 실현 가능하다.

실제로 지금 세계적 불황에 빠진 선진국에서는 GDP로 상징되는 경제성장이 국민의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반성을 통해 부탄처럼 ‘행복’을 새로운 국가목표로 삼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니콜라스 사르코지 대통령은 국가 전체적 차원의 행복well-being을 측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영국의 수상 직속 전략실에서는 행복학 연구가 공공정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다. 영국, 중국, 호주에서는 국가 번영과 성장에 대해 지금까지 사용된 경제적 측정 수단에다 공식적인 행복지표의 도입을 추진 중이다.

성장과 분배를 넘어선 행복 정치

‘행복’이란 국민들에게 우파의 ‘자유’나 ‘성장’, 좌파의 ‘분배’나 ‘복지’ 같은 돈의 이데올로기를 넘어서는 가치다. 실제로 행복학 연구결과는 예상과는 달리 보수와 진보 모두에게 불편한 진실이 되기도 한다. 예컨대, 보수에게는 “자유주의 시장주의로 경제가 성장하더라도 국민 행복은 높아지지 않는다”는 것이, 진보에게는 “국민소득 대비 복지 재원의 비율과 수혜 계층의 행복·건강·장수와는 상관관계가 없다”는 내용은 불편한 진실이다.

만약 경제성장으로 번영을 구가한 시기가 오래됐음에도 불구하고 행복은 크게 높아지지 않았다면, 공무원들이 국가 발전의 측정 수단으로서 경제성장의 중요성에 그토록 매달리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일까? 만일 사람들이 지속적인 만족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판단력이 없다면, 보수주의자들이 국민의 복지를 증진시킨다는 명분하에 자유시장과 소비자 선택의 미덕을 계속 찬양해도 되는 것일까? 만약 가난한 사람들이 최근의 소득 불평등의 확대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면, 진보주의자들이 소득분배 문제에 대해 그토록 우려하면서 누진세 실시, 빈곤층과 실업자 등을 구제하기 위한 값비싼 지원책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해도 되는 것일까? (28쪽)

따라서 저자는 한 사회의 총행복은 단지 돈을 더 많이 벌고 얼마만큼 부를 나눠야 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경제적 평등을 실현하고, 국민들이 정치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전인적 공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장기적인 국가 행복 증가에 크게 기여한다는 점을 400여 개의 연구결과로 확인시켜준다. (참고로, 한국은 최근 유엔개발계획UNDP이 발표한 국가별 국민소득과 교육수준, 평균수명, 유아 사망률 등을 종합한 삶의 질 순위는 세계 15위지만 불평등지수를 적용한 HDI 순위는 32위로 연속 하락했다.)

행복학 연구결과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대다수의 사람들은 행복을 결정하는 6가지 중요한 요인으로 △결혼 △인간관계 △직장 △건강 상태 △종교나 봉사활동 △정부의 질을 꼽고 있다. 저자는 이에 맞춤해 실업과 은퇴 대책, 육체적·정신적 건강 증진, 부양가족 지원 제도, 민주주의적 전인교육 강화, 정부의 서비스 질 향상 등 경제성장과 무관하게 지금 바로 실시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적 대안을 통해 사회총행복의 증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구체적으로 저자가 이 책에서 역설하는 국민 행복을 높이기 위해 제도 개혁이 필요한 주요 공공정책 포인트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① 안전한 노후 보장을 위한 연금 제도 개선 ② 보편적 국민의료보험 실시 ③ 실업의 고통 완화. 특히 실업안전망 확대와 실질적 취업 지원 ④ 정신질환, 수면 장애, 만성통증 등 국민 정신건강 치료 강화 ⑤ 적극적 여가 활동 참여 장려 ⑥ 결혼 장려와 가정생활의 안정성 제고 ⑦ 저소득층 자녀 학비 지원, 취학 전 유치원 교육 지원 ⑧ 유아 자녀의 탁아 서비스 지원 제공 ⑨ 정치교육 강화 등 전인교육에 목표를 둔 공교육 강화 ⑩ 정부기관의 책임성과 품격 높은 서비스 역할 제고

행복학 연구가 밝혀낸 흥미로운 사실들

-부자 나라건 가난한 나라건 “아주 행복하다” “꽤 행복하다”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비율은 50년 전이나 거의 다를 바 없다.

-소득 불평등의 격차가 벌어졌어도 저소득층의 만족도는 소득이 보다 고르게 분배됐던 몇십 년 전에 비해 떨어지지 않았다. 도리어 소득 불평등이 증가함에 부유층의 불만이 높아졌다.

-국민총소득 대비 정부의 사회보장 지출액 비율과 사회보장 혜택을 받는 계층의 행복·건강·장수와는 상관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지난 50년간 미국에서 일인당 실질 국민소득이 크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기간 동안 삶의 대한 만족도의 평균 수준은 눈에 띄게 높아지지 않았다.

-대학 입학 당시 “행복하다”고 답했던 학생들이 “행복하지 않다”고 답했던 학생들보다 40세 무렵의 소득이 30%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에 따른 삶의 만족도는 절대 금액보다 친구나 이웃 등의 소득 변화에 더 민감하다. 자신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소득도 모두 비슷하게 오르면 이런 만족 효과가 크게 약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결혼 후 2~3년이 지나면서 행복감이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간다. 이혼한 커플들은 거의 다 빨리 행복을 회복해 각자 원래의 행복 수준으로 원상회복한다. 아주 심한 부부 갈등으로 인해 이혼한 경우는 결별 이전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다.

-부부의 행복은 자녀 출산 후부터 감소해서 자녀가 출가할 때까지 다시 상승하지 않는다. 자식이 커서 결혼해 아이를 낳더라도 자녀가 없는 동년배보다 더 행복하지 않다.

-회사원의 행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급여 수준이 아니라 경영진에 대한 신뢰이다. 경영에 대한 신뢰는 노동조합이 있는 회사에서 상당히 낮게 나타났다.

-소수자 집단에 대한 관용이 높은 사회는 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소수자들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의 행복도가 높다.

-지난 50년 동안 여가시간은 3배 이상 늘었지만, 늘어난 시간은 주로 텔레비전 시청에 쓰였고 독서나 취미활동, 친구와의 교제 등에 보내는 시간은 도리어 줄어들었다.

-미국의 평균 이하의 소득층 중 대다수는 소득 재분배 정책이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반영한다고 믿지 않는다. 가난한 사람도 열심히 노력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미국인이 60%로 유럽인이 29%인 것에 비해 두 배에 달한다.

-오스카상 수상 후보에 들었지만 수상을 하지 못한 사람들보다 오스카상 수상자가 평균적으로 4년 더 오래 산다.

추천의 글

“주류 경제학에서는 국가 경제가 성장하면 국민은 자동적으로 행복해진다며 성장제일주의를 외쳐왔다. 그러나 1974년 미국의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은 국가별 비교조사를 통해 한 국가의 소득수준의 증가가 국민의 행복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이스털린 역설Easterlin Paradox’을 발표해 통념에 도전했다.
미국이나 일본처럼 한국도 지난 30년간 1인당 국민소득은 급격히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삶의 대한 만족도는 정체하고 있다. 이스털린 역설이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5천 달러를 넘어선 한국에도 적용된다면 경제성장을 우선하는 정책에서 탈피해 국민의 보편적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공공정책으로 전환돼야 한다.
<뉴욕타임즈>의 평가처럼, 수백 개의 행복학 연구논문을 기초로 실질적으로 국민 행복을 증진시킬 수 있는 실행 가능한 제도 개혁 방안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는 이 책은 그래서 더욱 주목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 [옮긴이 글 중에서]

<책속으로 추가>
1965년에서 2003년 사이 여가시간은, 남성의 경우 주당 5.6시간에서 8시간이 더 늘어났고 여성의 경우 3.7시간에서 6.8시간이 더 늘어났다. 늘어난 여가시간은 주당 7.4시간으로 껑충 뛰어오른 텔레비전 시청에 주로 쓰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독서 시간은 주당 3.1시간으로, 친구들과 교제하며 보내는 시간은 3.9시간으로 줄어들었다. 따라서, 업무 관련 활동 시간이 줄어든 순효과가 독서나 사교 활동 등 상당한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셈이다. 그보다는 만족감이 한결 떨어지는 것이 분명한 수동적 활동(텔레비전 시청)이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 카네만 교수의 연구결과이다. [141쪽]

 

 

<책속으로>

세계 최초로 ‘국민총생산GNP’이 아니라 ‘국민총행복GNH’(Gross National Happiness)을 국가 발전의 주요 지표로 삼겠다고 선언한 부탄은 1인당 국민소득이 인도를 큰 차이로 추월했고, 평균 기대수명은 1982년 43세에서 현재 66세로 높아졌다. 문해율은 1982년 10%에서 현재 66%로 급상승했다. 정치체제의 질도 꾸준히 상승해 현재는 인도나 중국보다 훨씬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21쪽]

미국에서 지난 50년간 1인당 국민소득은 크게 증가했지만 평균 행복 수준은 아주 미미한 수준밖에 오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체로 부유한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보다 더 행복하고 부국의 평균 행복 수준이 빈국보다 여전히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아주 행복하다” “꽤 행복하다”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비율은 반세기 전과 거의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5쪽]

미국에서 지난 35년간 소득 불평등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 사람들의 불만족을 더 증가시키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소득 불평등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았을 것으로 여겨지는 평균 이하 소득계층은 그들 몫에 대한 만족도가 소득이 보다 고르게 분배됐던 과거 몇십 년 전에 비해 떨어지지 않았다. 소득 불평등이 증가함에 부유층 미국인들이 불만을 나타냈다. [26쪽]

국민총소득 대비 정부의 사회보장 지출액 비율과 사회보장 혜택을 받는 계층의 행복·건강·장수와는 상관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스웨덴이나 덴마크처럼 사회보장이 아주 잘 된 나라들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들인 것은 맞지만, 아이슬란드나 스위스처럼 국민소득 대비 복지비 지출액이 이들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아도 충분히 그만큼 행복하다는 얘기다. [27쪽]

만약 경제성장으로 번영을 구가한 시기가 오래됐음에도 불구하고 행복은 크게 높아지지 않았다면, 공무원들이 국가 발전의 측정 수단으로서 경제성장의 중요성에 그토록 매달리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일까? 만일 사람들이 지속적인 만족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판단력이 없다면, 보수주의자들이 국민의 복지를 증진시킨다는 명분하에 자유시장과 소비자 선택의 미덕을 계속 찬양해도 되는 것일까? 만약 가난한 미국인들은 최근의 소득 불평등의 확대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면, 진보주의자들이 미국의 소득분배 문제에 대해 그토록 우려하면서 누진세 실시 및 환자, 빈자, 실업자 등을 구제하기 위한 값비싼 지원책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해도 되는 것일까? [28쪽]

금전적 상황에 대한 사람들의 만족 수준은 주로 자기 소득이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소득수준의 변화에 따른 행복 효과는 친구, 동료, 이웃, 특히 사회생활에서 관계를 맺고 있는 이들의 소득이 어떤가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그 결과 소득이 높아지면 삶의 만족도도 크게 올라가지만, 주위 사람들이 모두 비슷하게 소득이 올라가면 이런 효과는 크게 약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나라 전체가 번영해지더라도 그에 상응해 행복의 평균 수준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38쪽]

정부의 여러 역할이 행복과 관련돼 있다. 미국 같은 부유한 선진국에서는 개인적 자유가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반면 후진국에서는 경제적 자유가 관건이다. 행복과의 상관관계가 높은 다른 조건들로는 법치주의, 효율적인 정부기관, 낮은 수준의 부패와 폭력, 공무원(특히 경찰)에 대한 높은 신뢰도, 시민과 공공기관과 공무원 간의 소통 등을 꼽을 수 있다. 세계가치관조사World Value Survey연구에 따르면, 인종이나 종교, 성별, 성적 기호 등 소수자 집단에 대한 관용 역시 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소수자들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의 행복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4쪽]

설사 미덕으로 칭찬받을 만한 목표일지라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한다면 저의를 의심받게 된다. 임마누엘 칸트의 말처럼 “목적인 동시에 의무인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자신의 완결성과 타인의 행복 바로 그것이다.” 이런 식으로 정치인(그리고 철학자)은 자기가 원하는 목표는 무엇이든 선택할 수 있고, 나아가 자신을 따르라고 국민들을 설득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들이 해서는 안 될 것은 국가 권력을 이용해 (다른 사람의 정당한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만큼은 제외하고) 그러한 가치들을 받아들이라고 유권자들에게 강요하는 일이다. [9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