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이뉴스24 >
[이미영기자] "올해는 MBC에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내년에는 다른 생각 안 하고 시청자 여러분 웃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난 29일 강호동과 광희, 강소라의 진행으로 '2012 MBC 연예대상'이 열렸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예능인들의 축제였지만 수상자들도, 시상식을 지켜본 시청자들도 마냥 웃을 수 만은 없었다.
수상자와 시상자들의 입에서 나온 "MBC에 우여곡절이 많았다"는 말처럼, MBC의 올 한해 예능은 어려움이 많았다. 6개월 여간 계속된 파업으로 수많은 예능프로그램이 결방했고, 예능인들은 현장에서 몸소 고통을 체험했다. 연이은 프로그램 폐지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남겼다. 이같은 분위기는 'MBC 연예대상'의 수상소감에서도 그대로 묻어났다.
사측의 일방적 통보로 폐지가 결정됐던 '놀러와'와 '엄마가 뭐길래' 출연자들은 방송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종영 소감을 전했고, 눈물을 쏟았다.
'PD상'을 수상한 유재석은 "아쉽게 저희가 시청자 여러분께 인사를 못 드리고 끝내게 됐다. 오늘 올라온 김에, 저 혼자긴 하지만 다른 분들을 대표해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놀러와'를 사랑해 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꼭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고마움을 전했다.
유재석은 8년 간 프로그램을 함께 이끈 진행자 김원희를 향해서도 "그동안 너무 수고했고 8년 동안 즐거웠다"고 말했다. 또한 '놀러와'를 함께 했던 멤버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며 애정을 전했다.
버라이어티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김나영도 눈물로 '놀러와' 종영소감을 뒤늦게 전했다.
유재석의 축하를 받으며 무대에 오른 김나영은 "상을 받아도 되는지 잘 모르겠다. 방송 시작할 때 꿈이 '놀러와'에 나오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는데 정말 기쁘게도 3년이라는 시간 동안 함께 할 수 있게 됐다. '놀러와'가 많은 사랑을 받을 때도 함께 할 수 있었고, 멀어져서 작아져 있을 때도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눈물을 쏟았다.
김나영은 이어 "'놀러와' 많이 사랑했고 보고 싶을 것 같다. 유재석과 김원희 은지원 모두 사랑한다. '놀러와' 사랑해줬던 시청자 여러분을 잊지 않겠다"고 시청자들을 향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엄마가 뭐길래' 출연자 중 유일하게 시상식에 참석한 박미선은 시트콤 폐지에 일침을 가했다.
박미선은 "시트콤 '엄마가 뭐길래', 짧은 시간이었지만 밤을 새며 열심히 촬영했다. 함께한 연기자들에게 보고싶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시트콤을 이제 안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러지 마시고 좋은 작품이 있으면, 좋은 작품 많잖아요. 없애지 마시고 더 좋은 장르를 마련해 주셔서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마당을 마련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의미심장한 소감을 마쳤다.
6개월 간 진행됐던 파업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파업 기간 동안 수많은 MBC 프로그램들이 결방했고, 우여곡절 끝에 방송이 나가기도 했다.
박미선은 "MBC가 힘들고 어려웠을 때 혼자 일을 막 한다는 게 미안할 때도 있었고 혼자 마음 고생도 했었는데 그럼에도 소신있게 시청자가 볼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열심히 했고 그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감사히 받겠다"고 당시의 힘들었던 심경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유재석은 "'무한도전'이 파업으로 6개월 밖에 방송을 못했는데 내년에 빵빵 웃겨드리겠다. 내년을 기약하겠다"고 말했고, 제영재 PD는 "내년에는 다른 생각 안 하고 시청자 여러분 웃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예능인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MBC 코미디가 처해있는 어려운 환경에 대한 절절한 수상소감도 눈길을 끌었다.
MBC는 시청률 부진 등을 이유로 코미디 프로그램이 폐지됐다가 최근 '코미디에 빠지다'가 신설됐다. 그 사이 수많은 개그맨들이 현장을 떠났고, 지금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MBC 코미디시트콤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김완기는 "MBC 코미디가 많이 힘들다. 지금 오신 분들 코미디 많이 사랑해달라. 이경실 박명수 강호동 등 기라성 같은 코미디언들이 만들어줬던 코미디 왕국을 김매는 마음으로 일궈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파업 때문에 개그맨들이 7개월 동안 많이 힘들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박미선은 "개그맨들이 주가 됐던 '연예대상'이었는데 이제 조금 달라진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는 말로 개그맨 후배들을 향한 격려와 달라진 상황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상을 수상한 박명수도 '코미디에 빠지다'를 언급했다. 박명수는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하며 개그맨 후배들을 북돋아왔다.
"박명수는 "신인 개그맨 여러분, 제가 이번에 '코미디에 빠지다'를 잠깐 하며 20년 전 제 모습이 떠올랐다. 이 상을 왜 주셨는지 잘 알고 있다. 제가 잘 나서가 아니라 열심히 살아왔기 때문에 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들은 조금 더 좋은 세상이기 때문에 20년을 더 빨리 당길 수 있다. 용기를 가지고 하시면 그 영광을 더 빨리 당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후배들을 응원했다.
현장에서 직접 뛰는 예능인들은 'MBC 연예대상'에서 MBC 예능의 현주소를 눈물로, 아쉬움으로 전했다. "내년에는 아무 생각 없이 웃기고 싶다"는, 당연하지만 절박한 그들의 바람이 2013년에는 이뤄질 수 있을까.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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