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B 아름다운 묵상

건초 냄새를 맡아본 적이 있나요?

권영구 2012. 12. 25. 11:41

건초 냄새를 맡아본 적이 있나요?

더 나은 차원의 삶으로 향하는 길은 언제나 오르막이다. - 존 맥스웰


 

젊은 농부 아리스타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 냄새란 한마디로 봄의 정수에 취한 어떤 사람이 그 신선함이 날아가지 못하게 다발로 꽁꽁 묶어 놓은 것 같지요. 마리아와 요셉은 긴 여행 뒤에 마구간에 들어갔을 때 분명 그런 냄새를 맡았을 겁니다.” 아리스타가 자연스럽게 그리스도의 출생에 대해 말하는 동안 다른 죄수들은 열심히 경청했다. “구세주께서는 태어나자마자 씩씩하게 울었어요. 말들이 귀를 쫑긋 세웠지요. 마구간의 말들은 성실한 경청자들이었어요. 예수님이 말씀하실 때 우리가 그렇게 되어야 하는 것처럼 말이죠.” 몹시도 추운 어느 성탄 전야, 루마니아의 티르굴 오크나 교도소 밖에는 눈이 1미터가 넘게 쌓여 있었고, 음식을 충분히 먹지 못해 배고픈 죄수들이 얇은 죄수복을 입은 채로 담요 한 장씩 뒤집어쓰고, 그리스도의 탄생에 관한 아리스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는 중이었다. 아리스타가 계속했다. “별빛이 달빛보다 더 밝았어요. 별들이 마구간 문 사이로 빛을 비추자 횃대에 앉아 있던 닭들이 ‘꼬끼오!’ 하고 울며 그리스도의 탄생을 알렸지요.” 그 대목에 이르자 죄수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아리스타의 이야기가 끝났을 때, 누군가가 노래를 시작했고, 그 소리가 맑고 상쾌한 겨울밤의 공기를 타고 메아리처럼 퍼져나갔다. 감옥의 모든 죄수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그 아름다운 노래를 들었다. 이 세상에 자기 자신을 선물로 주신 그리스도의 이야기가 혹독한 겨울 죄수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데운 것이다. 성탄절의 주인공은 그리스도시다. 그러니 누구도 그날의 의미를 가려서는 안 된다.


- 순교자의 소리(VOM)의 <주를 위해 살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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