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지식

리더, 5단계 밟으면 조직문화 뒤바꾼다

권영구 2011. 9. 19. 10:18

리더, 5단계 밟으면 조직문화 뒤바꾼다
[기업문화가 답이다] 3편- 리더의 역할은


지금까지 기업에 맞는 문화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경영환경이 변화하면 그에 맞게 문화를 바꿔야 하는 것이 순리.하지만 변화를 꺼리는 것이 인간의 기본 심리이다. 리더가 어떻게 해야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을까? <편집자주>

한번 굳어진 조직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조직문화를 바꾼다는 것은 더 어렵다. 우선 문화라는 것이 손에 잡히는 개념이 아니어서 측정할 방법이 없다. 보이지 않고 수치화 할 수 없는 문화를 바꾼다는 것 자체가 어렵다. 더불어 문화는 조직원들의 행동양식이나 규범의 집합이다. 한 사람의 행동이나 생각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은데, 조직원 전체를 바꿔야 하는 변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베인 앤 컴퍼니(Bain & Company)의 파트너 폴 미한(Paul Meehan)이 2008년 하버드 매니지먼트 업데이트(Harvard Management Update)에 기고한 ‘이기는 조직문화를 만들고 유지하는 법(Creating and Sustaining a Winning Culture)’에서 그 답을 찾아보자
                 
1. 진단: 기존 문화를 파악하라
리더는 우리 조직문화가 가지는 강점과 특이점은 무엇이고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직원들 중 몇 명을 인터뷰하거나 조직전체에 서베이를 돌릴 수 있다. 호주 은행업계 빅 4 중 하나인 웨스트팩(세인트 조지 은행)의 CEO 게일 켈리(Gail Kelly)도 처음 부임했을 때, 조직문화 진단을 먼저 시작했다. 이 기업은 고객중심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친절하고 서비스정신도 뛰어났지만 부족했던 점은 조직원들이 협업하는 문화가 약했다. 또 책임감 있는 문화가 약했다. 그리고 부서간의 협업부족으로 의사결정 속도도 느렸다. 결국 이 은행은 성과를 높이기 위해 문화를 바꾸기로 결정한다.

이 때 구성원들은 변화에 대해 현실 회피나 비관 분노 등의 감정을 표현한다. 따라서 조직원들에게 변화를 확실히 인지 시켜야 한다. 무엇이 시작되고 무엇이 끝나는지 구분해줘야 하고 과거 방식을 끝내야 한다. 조직원들의 심리적 저항은 상징적 조치를 활용해 달래주는 것이 필요하다

 

2. 착수: 변화를 이끌 팀을 구성하라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데 있어서 관리자 팀을 구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다. 각 멤버에 대한 명확한 평가로부터 시작하라. ‘각 관리자가 새로운 문화를 잘 수용할 수 있을까?’ ‘그들이 옛 습관을 깨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조직은 변화를 위해 새로운 관리자를 뽑고 옛 관리자는 내보내야 한다. 그리고 CEO와 경영자들의 몫은 이들이 변화된 가치와 행동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 지속적인 피드백을 주는 일이다.

세인트조지은행의 켈리는 팀 매니저들간 협업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있음을 감지했다. 협업으로 인한 인센티브가 기존에는 너무 적었다는 점도 파악하고 보완했다. 그리고 조직의 변화를 거부하는 리더들을 조직 밖으로 내 보냈다. 새로운 경영진은 그들이 원하는 은행의 조직문화를 ‘협업하는 문화, 생산적인 문화’라고 정의하고 이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최대한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정의한 후에 경영진들이 각 부서에 하나의 목소리로 변화된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했다.

 

3. 작업: 결과에 집중하라
기업에서는 문화를 바꾸는 것이 목적이 될 수 없다. 문화를 바꾸는 것은 새로운 전략을 수행하기 위한 기초작업이다. 전략을 제대로 뒷받침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타겟을 세우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조직원 각자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줘야 한다. 그리고 매니저들은 이를 제대로 실행하고 구현해야 한다. 주간 혹은 월간 리뷰회의에서는 타겟에 대한 성과를 집중적으로 살피고 문제점을 조명해야 한다.

현대카드는 고객만족 경영을 목표로 정하고 이를 위한 문화를 구축했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2009~2010년을 `고객만족 원년`으로 선포하면서 고객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직원 휴게공간에 `통곡의 벽`을 만들어 홈페이지에 올라온 불만 섞인 글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단순히 선포만 한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변화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지속적으로 체크했다. 나아가 고객만족혁신을 이어가기 위해 `RM(Relationship Manager) 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각 본부별로 지정된 매니저가 상시 개선과제를 취합해 문제해결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방안을 도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개선과제에 대한 진행현황과 처리결과가 사장에게 실시간 보고하도록 했다. 
 
4. 정착: 문화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도 바꿔라
문화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개념이다. 하지만 조직의 유형적인 것들, 즉 조직구조나 의사결정 방법, 인센티브 등을 통해 다듬어질 수 있다. 4단계는 바로 새로운 변화의 정착단계라고 할 수 있다. 조직원들은 새로운 것에 익숙해져 가지만 가끔식 불안과 의문이 생길 수 있으므로 변화를 행동에 내재화할 수있도록 제도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평가 받고 보상받는 행동을 더 하기 마련이므로 새로운 문화에 적합한 행동을 채용 승진 보상 개발의 기준으로 강화시켜 주어야 한다. 

 

5. 관리: 끊임없이 대화하고 소통하라.
문화를 바꾼다는 것은 장기간의 프로젝트이다. 제대로 변화되도록 하기 위해서 리더는 끊임없이 고객과 직원의 제안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시각에서 생각해야 한다. 세인트조지 은행의 게일 켈리는 매주 12명의 고객들과 통화를 하고 고객들과 점심약속을 잡았다. 그리고 각 지점을 직접 찾았다. 고객의 의견을 빠짐없이 듣고 회사 방향에 반영하기 위해서였다. 고객에게 더 큰 만족을 준다는 전략 아래 문화를 바꾼 세인트조지은행은 4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 갔다.

리더가 성급하게 변화를 이끌어 내려고 하면 곧 저항에 부딪히고 만다. 리더는 조직원들이 변화를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도록 단계별로 이끌어야 한다. 기업을 살 길로 이끄는데 조직원들이 내 속도 모르고 따라오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조직원들이 따라올 수 있도록 변화의 단계를 제시하는 리더만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사유라  IGM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