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같은 이야기

생선장수

권영구 2011. 5. 29. 11:32

□ 생선장수

 

어떤 사람이 생선 가게를 열고 <이곳에서 생선을 팝니다.>는 간판을 달았습니다.
한 사람이 들어와서 " '이곳에서'는 빼는 게 좋겠소. 이 자리에서 파는 거 다 아는데 '이곳에서'라고 할 필요는 없지 않겠소?"
듣고 보니 그런 것 같아 <생선 팝니다.>하고 바꿔 달았습니다.
다른 사람이 들어와서 " '팝니다'는 빼는 게 좋겠소. 당연히 파는 거지 거저주는 것은 아니잖소?"
듣고 보니 그런 것 같아 <생선>하고 바꿔 달았습니다.
지나가던 사람이 들어와 " '생선'이라고 하지 않아도 멀리서부터 생선냄새가 납니다. '생선'이라는 말이 뭐 필요있겠소"
듣고 보니 그런 것 같아 <생선>이라는 간판을 떼니 아무것도 남는 게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장사를 한다는 것을 모르게 되었고 생선을 사러 오는 사람도 없어서 결국 망하고 말았습니다.

[꼬랑지] 귀가 너무 얇은 사람이네요.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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