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같은 이야기

말이 고마우면 비지 사러 갔다가 두부 사온다

권영구 2011. 2. 14. 09:15

□ 말이 고마우면 비지 사러 갔다가 두부 사온다

 

요즘이야 영양식으로 콩을 갈아 비지찌개를 끓여 먹을지는 몰라도, 원래 비지란 두부를 만들고 난 찌끼를 말했다. 먹을 것이 궁했던 시절, 그래도 남은 김치나 시래기에 비지를 넣어 끓이면 훌륭한 반찬이 되곤 했다. 거기에 돼지고기라도 몇 점 들어가면 찌개를 담은 그릇으로 가는 손길이 더욱 분주해지곤 했다.
비지가 두부를 만들고 남은 찌끼를 말하는 것이니 당연히 값으로 치면 두부가 비싸다. 그런데 사람 심리가 묘하다. 비지를 사러갔다가도 가겟집 주인의 말이 고맙고 따뜻하면 비지 대신 두부를 산다.
물건을 사는 사람이 자기가 먹을 음식에 대한 생각이 달라져서가 아니다. 가겟집 주인이 고마워 무엇 하나라도 더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하는 말과 그 말을 하는 말투에는 말을 하는 사람의 마음이 담겨 있어 그 말을 듣는 사람들은 그 말을 통해 말하는 사람의 마음을 짐작한다. 그러면서 마음이 움직인다.  말이 고마우면 얼마든지 고마운 일이 이어지는 법, 허나 말이 거칠어 서운하면 두부 사러 갔다가 비지 사오는 일은 왜 없겠는가? 비지라도 사오면 다행, 아예 발길을 끊는 일도 있을 터이니, 이래저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말인 셈이다.  ⓒ한희철 목사

 

 

□ 대그빡 안 깨지려면

 

완전 전라도 토박이이신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내와 딸내미들이 배꼽을 잡고 웃을 때가 많습니다. 아, 그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
이번 설날에도 '대그빡' 때문에 한바탕 뒤집어졌습니다.^^
"공부를 잘 할라면 대그빡이 좋아야 헌디... 왜 웃어. 대그빡 몰라? 눈 달 리고 코 달린 대갈통말이야. 대그빡이 나쁘니까 대그빡이 먼지도 모르지... 눈을 똑바로 뜨고 있어야 대그빡 깨지지 않는다."
"어머니.. '머리'라고 해야 알아듣지요."
어쨌든 머리 안 깨지려면 눈을 똑바로 뜨고 앞에 전봇대가 있는지, 빨래줄이 있는지, 돌멩이가 있는지, 불법 주차된 차가 있는지 잘 살펴야 합니다. 어쨌든 어디에 걸려 넘어지거나 부딪쳐 대그빡이 깨지거나 혹이 달리면 달린 사람만 손해입니다.
눈이 썩은 동태눈깔처럼 초점이 없는 사람은 지금 '생각도' 흐리멍텅하여 중심이 없는 사람입니다. 정신 차리고 두리번 두리번 합시다. 눈을 똑바로 뜨고 바로 보는 것을 '견성(깨달음)'이라고 합니다. '깨달음'이라는 말을 기독교에서는 잘 안 쓰는 단어이지만, 모든 종교에서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가장 큰 가치는 바로 '견성'입니다. 
깨달음이 없는 사람은 옆에 있는 사람들하고는 물론이고, 지 혼자 있어도 혼자 부딪쳐 못마땅하지요. 이 세상에 자기만 옳고 다른 사람들은 다 못마땅합니다. 그 결과로 표현되는 것이 '변명과 핑계'입니다.
어쨌든 어딘가에 부딪쳐 골치 아프다는 것은 지금 눈을 똑바로 뜨고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가족 간에, 친구들 간에, 교인들과, 동료들과, 남편이나 아내와 부딪쳐 대그빡이 아픈거 그거 모두, 눈을 똑바로 뜨지 않아서 그런 것입니다.
ⓒ최용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