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쩌귀는 녹이 슬지 않는다
시대가 바뀌며 생활이 바뀌면 덩달아 바뀌는 것들이 많다. 새로 생겨나는 것들도 있고, 사라지는 것들도 있다. 사람이 하던 것들을 기계가 대신하다 보니 사람이 쓰던 물건이나 만들어내던 것들이 그 중 많이 사라지고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늘 유용하게 쓰던 많은 물건들이 이젠 박물관에나 가야 구경할 수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생활 속에서 사라지는 것은 단지 물건이나 도구만이 아니어서 그것들을 부르는 이름들도 덩달아 사라지고 있다.
돌쩌귀란 말을 듣고 대번 돌쩌귀를 떠올릴 사람도 많지 않을 것 같다. 돌쩌귀라 함은 문짝을 문설주에 달고 여닫는데 쓰는 쇠붙이로, 암수 두 개의 물건으로 되어있다. 암짝은 문설주에 수짝은 문짝에 박아 맞추어 꽂게 된다. 창호지를 바르는 옛 문에 주로 썼던 물건이니 그 소용이 드물어진 요즘, 그 이름을 기억하는 것이 오히려 신기할지도 모르겠다.
돌쩌귀는 녹이 슬지 않는다. 녹이 슬 새가 없다. 문을 여닫을 때마다 쇠와 쇠가 부딪치게 되니 녹이 슬 틈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늘 사용하는 문일 때 맞는 얘기다. 흉가처럼 버려진 시골집에 가보면 녹이 슬대로 슨 돌쩌귀를 흔하게 본다.
늘 쓰는 문의 돌쩌귀가 녹이 슬지 않는 법, 우리의 마음도 믿음도 돌쩌귀와 크게 다르지 않아 쓰지 않으면 녹이 슬고 마는 법, 늘 알맞게 쓰일 때만이 빛이 나는 법이다.ⓒ한희철 목사

□ 추우면 철학자가 된다?
추운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내성적이고 과묵합니다. 춥기 때문에 농사를 지을 수도 없고 활동을 하는데도 제약이 있습니다. 그래서 무슨 일이든 서두르지 않으며, 타인에 대해서 별로 관심도 없고, 간섭을 하지 않고, 홀로 고독과 사적 자유를 즐기고 술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겉으로 보면 말이 없고 폐쇄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생각이 깊습니다. 수다를 떨거나 호들갑스럽지 않은 대신 성격이 차분하고 허세를 부리거나 자신을 과장하지 않고 정직합니다.
지리적, 환경적 영향으로 끈기가 있고, 쉽게 무너지지 않는 정신력을 지니고 있으며 자립심과 독립심이 강합니다. 그렇게 해야 추위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올해는 겨울 내내 참 춥습니다. 저는 지금 두꺼운 잠바와 털바지를 입고 양발도 두켤레에 덧신까지 껴신어 마치 에스키모가 된 듯 하네요. 그렇게 쭈그리고 앉아 최소한의 몸 움직임 외에는 그냥 가만히 앉아있네요. 이러고 한 1년만 살면 정말로 추운 지방에 사는 사람들같이 내성적이고 과묵한 성격으로 변할 것 같습니다.
난방비 걱정 없어 밤낮 보일러 빵빵하게 틀어놓고 난닝구와 빤스바람으로 거실을 왔다갔다하는 사람들은 먼 말인지 모를 거에요.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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