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양파, 토마토, 브로콜리, 딸기 등 채소와 과일류에 들어 있는 파이토케미컬은 체 내에 흡수되지 않아도 장에 체류하는 동안 건강에 도움을 준다.
- ▲ 양파, 토마토, 브로콜리, 딸기 등 채소와 과일류에 들어 있는 파이토케미컬은 체 내에 흡수되지 않아도 장에 체류하는 동안 건강에 도움을 준다.
- 최근 각광 받는 항산화 물질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은 장에서 흡수되는 비율이 매우 낮다는 것이 문제다. 그러나 인체에 제대로 흡수되지 않고 배출되더라도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파이토케미컬이란 식물이 해충 등 외부의 자극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내는 물질을 총칭하는 개념이다. 아직 필수 영양소로 규정돼 있지는 않지만, 몸에 해로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세포 손상을 막아 각종 질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해서 '제7의 영양소'라고도 부른다. 포도의 라스베라트롤, 토마토의 라이코펜, 딸기의 안토시아닌, 브로콜리의 설포라페인, 양파의 퀘르세틴, 녹차의 카테킨, 고추의 캡사이신 등이 대표적인 파이토케미컬이다.
권오란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쥐에게 안토시아닌 등 다양한 파이토케미컬과 탄수화물을 먹인 결과 파이토케미컬이 장 내에 있는 동안 탄수화물의 과도한 흡수를 막아주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런 작용이 사람에게서도 확인되면 당뇨병 환자의 식후 혈당 조절에 파이토케미컬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또 "쥐에게 폐경기 증상을 완화시키는 이소플라본과 파이토케미컬을 먹이자 이소플라본이 장에서 흡수되는 비율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사람이 파이토케미컬을 섭취하면 장에서 흡수되는 비율이 각 물질에 따라 1~60%로 탄수화물·단백질(100%) 비타민(70%) 등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권오란 교수는 "그러나 파이토케미컬이 장 내에서 흡수되지 않고 빠져 나가더라도 체내에 잔류하는 동안 다른 영양소의 섭취량 조절 기능을 통해 여러 건강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파이토케미컬은 빨강 노랑 등 껍질이 원색인 과일 및 채소에 많이 들어 있다. 성미경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파이토케미컬은 종류가 수천 가지가 넘으므로 매일 같은 채소와 과일을 먹기보다 다양한 종류를 섭취하는 게 더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