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알기

“일단 검토해 봅시다”라는 말에 주의하자

권영구 2010. 4. 6. 10:19

“일단 검토해 봅시다”라는 말에 주의하자



일본인은 분명하게 말하지 않는다. 대부분 “다음에 한잔 합시다”에서
“다음에”라는 의미는 형식적인 표현에 불과하다. 또한 일본인은 선물을
할 때도 “보잘 것 없는 것입니다만” 또 주인이 충분히 대접을 했으면서도
“아무 대접도 못해서”하고 흔히 표현한다.

이와 같은 말의 사용법은 일본인의 겸양의 문화에서 온 것이고 자신을
양보하면서 상대방을 높이는 예의를 중시하는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일본인의 이와 같은 독특한 겸양문화를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문화는
의지나 감정을 직설적으로 표시하는 한국인으로서는 상당한거리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특히 일본인은 직접적으로 상대방에게 “NO”라는 표현을
하지 않는다.

한국의 비즈니스맨이 이러한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본인은 거짓말장이”라는 오해를 하여 곤란한 상황에 처하거나,
비즈니스가 어렵게 되는 경우가 있다. 한 실례로, 한국기업이 제품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끝낸 다음, 일본기업의 담당자가 “좋군요, 한번 검토해 보지요”
라고 대답을 했다. “좋군요”라는 말을 들은 한국스텝은 “채용을 검토하겠다”는
말로 알아듣고, 성공을 확신하며 그날밤 축하연을 열었지만, 결과는 불채용이었다.

어디서 문제가 생긴 것일까? 일본인 담당자가 말한 의미는 “분명 내용은 좋지만,
충분히 검토한 뒤에, 채용인지 불채용인지 여부를 대답하겠다”는 것이었다.

일본에서는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바로 채용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번 검토해봅시다”라는 말은 예의로 하는 표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는 결국 자기부서나 관련부서와 상의하고 나서 채용, 불채용을 결정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상대방의 의중을 알고 싶을 땐 예의에 어긋나지 않도록
정중히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