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알기

** 재미있는 일본인의 종교 (3) **

권영구 2010. 2. 25. 11:42

 

 

** 재미있는 일본인의 종교 **


어떤 일본인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

'일본인의 종교는 과연 무엇일까? 태어나서는 신사에 가서 인사를 하고, 결혼은 교회에서 하고, 죽으면 화장을 해서 절에 모신다 '

일본인조차 이해할 수 없는 묘한 종교관을 그네들은 생활속에서 시기적절하게 잘 사용하고 있다.

이데오르기나 특정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은 나라 중에 일본처럼 기독교전파가 안 되어 있는 나라도 드물지 않나 싶다. 일본은 기독교인이 전 국민의 1%도 채 되지 않는다. 일본에서 교회나 성당을 찾아 보기는 쉽지 않다. 주택가 한가운데, 심지어 고층빌딩 숲 사이에 홀로 씩씩하게 위치하고 있는 신사와는 너무 대조적이다.

한국에 처음 오는 일본인들이 잘 하는 말이 있다. 김포공항에 곧 착륙한다는 기내방송을 듣고 호기심에 창을 통해 지상을 내려다 보고 놀랐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서울 야경 속에 수없이 빨간 빛을 발하고 있는 십자가들. 십자가에 별로 익숙하지 않은 그네들에게 여기 저기서 붉은 빛을 발하고 있는 십자가들이 심지어 무섭게까지 느껴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게 뭐냐고 묻는다. 교회나 성당이다 라고 답을 하면 그들은 또 한번 크게 놀란다. 한국엔 그렇게 교회가 많고 기독교인이 많냐고.

아무튼 일본에는 무수히 많은 종교가 존재한다. 대부분 그들의 토속종교에 불교가 가미된 형태이다. 개중에는 '옴진리교'와 같이 사회적물의를 일으키는 사이비종교도 적지 않다.
이네들에게 종교는 생활속에 잔잔히 흐르는 냇물과 같단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요란스럽지 않게, 그냥 매일매일의 생활속에 조용히 스며들어 있는 그런 존재.

내가 하루하루를 살아감에 나의 마음가짐과 행동의 지침이 되어주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계기, 그게 일본에서의 종교의 역할이 아닐까 싶다.

나의 종교가 무엇이던 설날이 되면 신사로 하츠모오데를 드리러 가고, 아침 저녁으로 집안에 설치되어 있는 조상을 모셔 놓은 불단에 향을 피우고 종을 울린다. 종교라고 특별히 두드러지기보단 그냥 생활과 함께 흘러간다.

그러므로 일본인들에게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건 특별한 의미가 없는 것이다. 뭐든 받아들여 자기식으로 바꿔 사용하는데 천부적인 기질을 가진 일본인답지 않은가.

가끔 우리는 뭐가 主고, 뭐가 副 인지를 헷갈리는 것 같다. 종교가 나의 삶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나의 삶이 종교를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종교에 모든 것이 얽매어져버린 사람들을 종종 보면서 인간존재의 나약함을 뼈져리게 느낀다.

나에게 좋을 거라면, 내게 이익이 될 수 있는 거라면 무엇이든 받아들여 내식으로 바꿔버리는 일본인들의 실리주의를 우리도 조금은 배웠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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