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幼弱生性 繭腔死性
날씨가 풀려 다시 뒷산 산책을 시작했습니다.
일출봉까지 왕복 5키로미터 거리를 달려갔다가 달려오는 아주 신나는 산책입니다. 언덕도 있고 평지도 있고 소나무 숲에 떡갈나무, 밤나무, 진달래에 복숭아과수원도 지나가고 아기자기 재미있는 등산길입니다.
원래는 아주 가끔 제가 오르던 한적한 산길이었는데 작년에 면에서 등산로로 개발해 지금은 오르는 사람이 하루에도 수십명이 넘는 복작거리는 등산길이 되어버렸습니다.
어슬렁거리며 산을 오르는데 여기저기에 가지가 부러진 나무들이 많네요. 지난 겨울 눈이 내렸을 때 눈의 무게에 못 이겨 가지가 부러지고 허리가 꺾였군요. 여름 비바람이 몰아칠 때는 나무가 뿌리채 뽑혀 드러 누워있는 모습을 보았는데, 겨울에는 뿌리가 뽑혀 넘어진 나무는 없네요.
幼弱生性(유약생성)이요, 繭腔死性(견강사성)이라
부드럽고 연약한 것은 삶의 속성이요, 견고하고 강한 것은 죽음의 속성이라는 노자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거친 비바람에도 차라리 뿌리가 뽑힐지언정 부러지지는 않았던 나무들이, 살포시 내려앉은 눈의 무게에 가지가 꺾이고 심지어 허리까지 부러지는 모습이라니... ⓒ최용우 201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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