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같은 이야기

허청이 꽉 차야 혀

권영구 2010. 2. 18. 11:33

 

 

□ 허청이 꽉 차야 혀

 

옛날 나무로 불을 때서 난방을 하며 살던 때는 "허청이 꽉 차야 눈이 와도 걱정이 없지" 하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전라도에서는 지붕만 있고 벽이 없는 집을 '허청'이라 했습니다. 주로 나무나 볏다발이나 거름더미를 만들기 위해서 바람 숭숭 들어오게 얼기설기 만든 집입니다.
동네에서 가장 가난한 집인 우리집은 겨울만 되면 부자들이 돈으로 나무를 사려고 들락거렸습니다. 부지런한 아버지가 언제나 허청을 나무로 꽉 차게 해 놓으셨기 때문입니다. 나무는 부지런만 하면 산에 가서 얼마든지 해올 수 있었으니까요.
시골 어머니집에 갔더니 얼마나 추운지 방 안에 얼음이 얼어있었습니다. "제발 좀 보일러 좀 켜고 사세요. 너무 안 틀면 보일러 터진다니까요." 보일러실을 열어 보았더니 세상에 기름통 뚜껑까지 기름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어머니 부지런히 기름을 쓰셔야 또 채워드리지요"  "지름통이 지름으로 꽉 차 있으면 불 안 때도 마음이 든든히서 눈이 와도 걱정이 없지"
어느 집이나 겨울에는 '난방'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옛날처럼 산에 가서 나무를 해 올 수도 없고 요즘은 연탄이든, 전기든, 기름이든, 가스든 모두 '돈'으로만 해결할 수 있으니 그게 큰 문제입니다.
햇볕같은집 쉼터도 겨울에는 오시는 분들 조금씩 헌금해 주시는 돈이 거의 난방비로 다 들어갑니다. 빨리 봄이 와야 난방비 걱정에서 벗어날텐데요. ⓒ최용우 201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