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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물상자
오랜 옛날, 사람들이 아직 꿈과 환상을 믿던 시절, 폴란드 시골 크라코우 마을에 아론의 아들 이사악이 살았다. 가난한 이사악은 먹고 살기 위해 힘든 노동을 하고, 밤이 되면 고단한 몸으로 잠에 골아 떨어졌다.
어느 날 밤, 이사악이 꿈을 꾸었다. 멀리 떨어진 도시 프라하의 어느 다리를 건너고 있는데, 물 속에 보물이 있으니 자세히 들여다보라는 소리가 들렸다. 꿈이 너무나도 선명해서 깨끗한 물 속에 보물 상자가 잠겨 있는 것이 그대로 보였다. 이사악은 밤마다 같은 꿈을 꾸었다.
그렇게 보름이 지났다. 결국 이사악은 사흘 길을 걸어 프라하로 가서 꿈에 보았던 그 다리를 쉽게 찾았다. 그래서 유심히 물 속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경찰이 오더니, 수상한 구석이 있어서 조사해봐야겠다며 경찰서로 데려갔다.
취조실에서 경찰관이 물었다.
"무슨 일로 유대인이 이방인 구역에서 강물을 들여다보고 있었나?"
이사악이 꿈에 본 보물 상자를 찾고 있었다고 사실대로 말하자, “어리석은 유대인 같으니라구! 아직도 꿈을 믿는단 말인가? 나도 지난 보름 동안 밤마다, 크라코우라는 시골에 사는 아론의 아들 이사악의 집 부엌 바닥에 보물이 숨겨져 있는 꿈을 꾸었다네. 하지만, 나는 있지도 않은 곳으로 가서 있지도 않은 물건을 찾으려고 아까운 시간을 낭비할 만큼 바보가 아니지.”
경찰관이 크게 웃고 나서 벌금으로 겉옷을 압수하고 이사악을 놓아주었다. “집으로 돌아가라, 어리석은 꿈쟁이야!”
아론의 아들 이사악은 크라코우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로 부엌 바닥을 파보니 거기 보물 상자가 숨겨져 있었다. 이사악은 그것으로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살았다.
기도: 주님, 아무리 사소해 보이는 물건이나 사건에도, 어딘가를 가리키는 당신의 손가락이 있음을 잊지 않게 해주십시오.
뭔가 이상하고 거창한 것으로만 향하려는 제 마음의 허영을 거두시고, 평범한 일상(日常) 속에서 당신의 숨겨놓으신 보물을 찾으려는 겸손과 슬기를 저에게 주십시오. 아, 주님, 저 같은 범부(凡夫)가 바로 당신의 보물임을, 언제쯤에야, 머리 아닌 몸으로, 확연하게 깨달을 수 있을까요?
제가 그날을 사무치게 갈망하는 줄 주님이 아십니다.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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