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밭 새벽편지(행복한 家)

효 (孝)

권영구 2005. 8. 29. 09:35

 

  효(孝)  

 




    나의 친한 친구가 작년 가을 친구들 모임에서 했던
    가슴 짠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대학동기인 그녀는 지난 2000년,
    나보다 일주일 먼저 시집 가 딸 둘을 낳고 살고 있다.
    부모님이 음식점을 하신다고 들어서
    꽤 부유한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었다.
    요즘은 음식점 운영을 그만 두시고
    4남매가 주는 용돈으로 살고 계신다고 한다.

    나이가 서른을 넘긴 만큼 요즘은
    부모님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게 돼서
    그 날, 친구들과 모인 자리에서 그녀에게 물었다.
    "효도가 뭐냐? 어떻게 해야 후회 없이
    잘해드릴 수 있을 런지..."

    한참을 망설이더니 그 친구는 자기 이야기를 했다.
    200만원 정도인 남편의 월급은 아이들 양육비, 생활비에,
    적금이라도 하나 넣으면 빠듯하다고 한다.
    멀지 않은 곳에 친정이 있어 자주 들르곤 하는데,
    월급날이 다가올 즈음이라 주머니에 달랑 3만원 밖에 없어
    답답한 마음에 딸을 업고 친정에 갔다.
    편찮으셔서 누워계신 어머니는 한사코
    병원에도 안 가겠다고 하셔서
    저녁 식사를 준비해 놓고 주머니에 있던
    생활비 3만원을 어머니 손에 쥐여주고 나왔단다.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이해가 안돼서 물었다.
    "너도 3만원뿐이었다며? 그게 효도야?
    그렇게 한다고 엄마가 알아주겠어?
    우선 너부터 챙겨야지..."

    "나한테 100만원이 있을 때 3만원 드리는 것과
    3만원 밖에 없을 때 그 것을 톡톡 털어
    엄마에게 건넬 때의 기분은 하늘과 땅 차이일거야.
    엄마가 내 마음을 몰라줘도 돼.
    난 최선을 다했으니까 뿌듯하고 기분 좋아.
    그게 효 아니겠어?"


- 이 순 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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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 살아실 제 섬길 일란 다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닯다 어이하리...'
모든 일에는 알맞은 때가 있어
그 때를 놓치면 땅을 치고 후회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 아직 늦지 않았어요. 효도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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