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입니다. 매일 회사와 집을 오가며 고군분투 중인데요. 다행인 건 미니멀라이프 덕분에 예전의 답답한 삶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었다는 겁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물건들에 쌓여 있기도 합니다. 그런 저희 집은 경기도에 있는 작은 임대아파트입니다. 남편과 이혼을 하면서 제일 걱정이었던 게 바로 집이었습니다. 3명의 가족이 살 수 있는 웬만한 집의 가격은 헉! 대출이 아니면 감히 넘볼 수도 없는 가격대였어요. 그렇다고 전세도, 월세도 쉽지는 않았습니다. 한창 재개발 때문에 집값도 오르고 오히려 세입자들을 내보내는 일들이 늘어가고 있었거든요.
그렇다고 대출을 받아 집을 살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한 달 벌어 한 달을 먹고사는 제 월급으로는 감당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인생이란 게 참 희한하게 이렇게 내몰리고 나면 꼭 살아낼 일들이 생기거든요. 저에게도 그런 일이 생겼답니다. 바로 임대아파트에서 살 수 있는 기회. 그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그렇게 임대아파트에서의 삶은 시작되었습니다. 조금은 구석진 곳에 위치한 저희 집은요. 주위가 온통 초록이 잎을 가진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었고요. 바로 앞에 버스정류장이 위치해 있습니다. 그렇지만 회사와 아이들의 학교와는 좀 거리가. 풉, 그래도 너무나 만족하며 살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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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태까지 뭘 한건지...
그런데 언제부턴가 집에 대한 불만들이 하나씩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SNS를 통해 사람들의 집들을 보면서부터였던거 같아요. 다들 좋은 집에 너무도 깔끔하게 해 놓고 사는 모습이 왜 이렇게 부러웠던건지. 자책까지 하면서 스스로 무척이나 위축이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하게 되었고 물건을 버리는 일도 참 열심히 했습니다. 물건들이 하나씩 비워지면서 점점 가벼움을 느꼈고, 뭔가 안정이 되어가는 제가 보였어요. 그럴수록 미니멀라이프라는 거 진짜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삶 중에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도 식탁 위에 앉아 집안을 둘러보며 무언가를 비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곤 해요. 그리고 곳곳의 비어있는 공간을 상상하며 설레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면 미니멀라이프는 저라는 사람을 참 많이 바꿔놓은 거 같아 신기하기도 해요. 과거 저의 삶을 생각하면 말입니다. 사실 과거의 전 엄청나게 더러운 사람이었습니다. 휴지에 코를 풀고는 휴지봉에 코 푼 휴지를 쑤셔 넣었다가 꽉 차면 한 번 더 눌러주고는 더 이상 넣을 공간이 없게 돼서야 버리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것뿐이 아니었습니다. '물건의 제자리가 어디 있나, 그냥 거기다 놓으면 그게 물건의 자리 아니겠어!'라는 생각으로 손 닿는 곳에 물건을 놓곤 했답니다. 그러고 보면 저희 엄마는 너무도 힘들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딸내미 뒤치다꺼리 하느라 말이에요.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지금 저희 아이들을 보면 딱 접니다. 피는 못 속이는 듯해요. 정말 유치원에 다시 보내 사용한 물건들을 제자리 놓는 방법 좀 다시 배우게 하고 싶어질 정도라니까요. 풉. 이러니 미니멀라이프를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안 들래야 안들수없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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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임대아파트지만, 참 좋습니다
요즘은 그래요. 임대아파트면 어떻고, 몇십억짜리 아파트면 어떤지. 그저 지금 제가 편안하게 쉴 수 있다면 그게 최고라는 생각이요. 그렇게 살고도 있고요. 물론 자가였음 하는 생각은 문득문득 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저는 지금 살고 있는 이곳이 너무 좋습니다. 물건을 더 비워내 더 홀가분함과 여유로움이 가득한 집으로 만들어 나가고 싶은 꿈도 있고요. 물론 계약기간이 끝나거나 여건이 돼서 더 나은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때까지는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단순하게 살고 싶습니다. 홀가분하고 가볍게 살고 싶습니다. 이 바람이 이루어지길 바라봅니다.
by. 미니멀랑이 https://brunch.co.kr/@minimalrange/29
(위 글은 작가님께서 행복한가에 기부해주신 소중한 글입니다. 행복한가 이 외의 공간에 무단 복제 및 도용하는 행위를 금지하며 저작권법 위반에 해당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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