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독서MBA 뉴스레터 235] 포스트 코로나 호모부스터가 된다...부사장이 된 청소부

권영구 2021. 4. 30. 18:14

 

경영학에서 피벗팅은 비전을 바꾸지 않고 전략을 바꾸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은 개인의 피벗팅으로도 활용 가능합니다. 한 분야에서 성공하거나 안정감 있게 기술을 습득하였다면 근접 분야로 한 발을 피벗팅할 수 있습니다. 먼저 작은 성공이 필요합니다. 작은 성공이라도 해야 피벗팅을 할 수 있습니다. 한 분야에서 먼저 성공해야 다음 단계로 나가는 피벗팅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식품 대기업인 프리토 레이의 마케팅 부사장 리처드 몬타네즈 이야기는 개인 피벗팅의 좋은 예입니다. 리처드는 멕시코에서 태어나 미국에 이민 온 노동자입니다. 영어도 제대로 못해서 공장에서 청소부로 취직했습니다. 당시 프리토 레이 CEO의 직원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회사에서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해라'라는 메시지를 보면서 어떻게 하면 회사를 위해 이바지할까 고민했습니다. 하루는 공장에서 치토스에 주황색 치즈 가루가 뿌려지지 않아 많은 불량품 과자를 집으로 가져오게 되었고, 불량제품으로 어떻게 하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멕시코 사람들은 매운 음식을 좋아해서 각종 구운 옥수수나 과일들에 매운 고추가루를 뿌려 먹는다는 것에 착안해서 매운 고추를 발랐습니다. 맛이 좋다는 가족들의 평가에 힘을 얻어 회사의 CEO에게 전화했습니다. 비서가 전화를 받아서 어디냐고 묻길래 "여기 캘리포니아 공장입니다." "아, 공장장이세요?" "아니요, 공장 청소부인데요" 결국 CEO와 연결이 된 리처드는 프리젠테이션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치토스 매운맛'이 탄생했습니다. 지금은 다문화 제품 판매 부사장으로 승진하여 성공한 이민자의 모델이 되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 이종찬 대표는 2005년 30대 초반에 미국에 이민 가서 조금씩 피벗팅을 했습니다. 한국에서의 대학과 직장 경력을 미국에서 연결하여 사용하기에는 애매했습니다. 초반에는 미국 직장에 바로 들어갈 수 있는 경력도 없었습니다. 다행히 카투사에서 군 복무를 했고, 한국 회사에서 해외 마케팅을 했기에, 영어가 완벽하진 않아도 업무 하기엔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몇 군데의 조그만 한인 회사를 다니다가 이대로는 커리어 발전이 없다고 생각하고, 한인 식품제조 공장의 품질 관리 매니저로 직장을 옮겼습니다. 경험은 없었지만, 화공과를 나왔기 때문에 식품제조 분야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경력을 쌓았고 밤에는 MBA를 다녔습니다. 품질 관리 매니저와 MBA가 서로 매치는 안 되지만, 나중에 미국 직장으로 이직하면 써먹을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습니다. MBA를 마치고 진짜 미국 벤처회사에 입사했습니다. 그곳에서 매니저로 시작해서 부사장으로 승진했습니다. 이후에 다시 미국 식품회사로 이직하여 매니저 일을 하다가 2017년에 FDA 식품 컨설팅을 시작하여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그는 미국에 아메리칸 드림을 하려고 왔지만, 지금은 더 큰 그림을 꿈꾸고 있습니다. 나만 잘 먹고 잘사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이민자로서 이웃도 돕고 미국 사회에도 이바지하는 것입니다. 현재 홈리스를 위한 봉사 활동을 하면서 그들이 사회에 다시 정상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그리고 회사 사업 역시 그냥 이익 추구만이 아니라, 사회적 환경적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목표를 가지고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종찬 작가님의 다른 책도 궁금해졌습니다. 훌륭한 분을 책을 통해서 만나서 기분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