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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트롯 김나희 “트로트는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

권영구 2020. 3. 11. 11:32

미스트롯 김나희 “트로트는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

             
  • 입력 2020.03.11 08:00

[이코노미조선]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일단 트로트에 발을 디뎠으니 한 우물을 파볼 거예요. 트로트계에서 한 획을 긋는, 적어도 히트곡 하나는 있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통통 튀는 미소에 장난기 가득한 눈빛. 김나희는 이제 명실상부한 트로트 가수지만 그래도 여전히 개그맨으로서의 정체성이 더 많이 남아있을 거라 예상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오산이었다. 앞으로 활동 영역을 어디까지 넓히고 싶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나희는 장난기를 싹 거두고 ‘트로트 한 우물’을 파겠다는 진지한 답변을 내놨다.

개그맨에서 트로트 가수로 화려한 변신에 성공한 김나희를 2월 20일 서울 광화문 조선일보 사옥에서 만났다. 그는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이하 미스트롯)’에서 최종 5위를 차지, 트로트 가수로서 인생 2막을 시작했다. 현재는 공연, 예능을 종횡무진으로 활동하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김나희는 냉정하게 말해 웃긴 개그맨은 아니었다. 2013년 KBS 28기 공채 개그맨으로 시작해 6년의 세월을 보냈지만 웃긴다는 평가보단 미녀라는 평가를 더 많이 받았다. 예쁘고 잘생긴 개그맨이 으레 그렇듯 그는 다른 개그맨을 보조하는 역할을 소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미녀 개그맨이란 굴레에서 벗어나 드넓은 초원에서 그를 뛰어놀게 만든 것은 트로트다. 김나희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나희에게 트로트란.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다. 내 인생은 ‘미스트롯’ 전과 후로 나뉜다. 팬들이 나를 보며 힐링한다고 말해주면 내가 가치 있는 일을 한다고 느끼게 된다. 참 행복하다."

트로트 가수로의 전향을 결정할 때 트로트 열풍을 예상했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잘 안 될 거란 예상을 했어도 달라질 건 없다. 그때 나는 모든 것을 걸고 절박한 심정으로 최선을 다했다."

젊은 세대가 트로트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사나 멜로디가 접근하기 쉽고 따라 부르기 쉽다. 트로트는 가사가 직설적이다. 요즘 말로 ‘노빠꾸(no back)’다. 인생이 참 복잡하고 빙빙 돌아가는 거 같은데 트로트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거기에서 오는 재미와 후련함이 있다."

인생 트로트 한 곡을 꼽는다면.

"송대관 선배님의 ‘네 박자’. 사실 ‘미스트롯’ 마지막 경연 때 이 곡을 부르고 싶었는데 더 어울리는 곡이 있다며 주변에서 말렸다. 옛날에는 이 노래를 그냥 생각 없이 멜로디에 젖어서 흥겹게 불렀는데, 서른 즈음부터 그 가사를 곱씹어보게 됐고 굉장한 위로를 받았다. 똑같은 곡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다르게 해석된다. 내가 더 나이를 먹으면 이 곡이 어떻게 느껴질까 궁금하다. 개그맨 시절, 인생이 슬퍼도 나는 늘 웃어야 하는 게 힘들었다. 모든 사람의 인생이 어떻게 보면 그렇지 않나. 그걸 함축시켜 놓은 가사다. 절절함이 와닿는다. 나중에 유튜브에서 부를 노래 리스트에 이 노래를 넣어놨다."

타 분야에서 트로트로 전향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트로트 가수는 친근함이 중요한 직업이다. 대중은 트로트 가수를 배우나 아이돌과 달리 동네 아는 동생, 옆집 딸 같은 느낌으로 대하는 경향이 있다. 이전 직업에서 얻은 친근함으로 접근하면 뻔하지 않은 개성 있는 모습이 될 것 같다. 꼭 180도 변신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

다방면에 재주가 많은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싶나.

"기회가 되면 뭐든 하고 싶은 의욕이 늘 많다. 그렇지만 지금은 어중간한 게 싫다. 트로트에 발을 디뎠으면 한 우물을 파 보고 싶다. 트로트에서 한 획을 긋는, 히트곡 하나는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

수입이 늘었는데 어떻게 관리하나.

"지금 집이 전세인데 다 빚이어서 갚아나가고 있다. 서울에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서울에도 좀 한적하고 살기 좋은 동네들이 있더라. 그러면서도 가격이 너무 사악하지 않은 곳으로 생각하고 있다. 정말 좋은 집을 봐두긴 했는데 거긴 평생 노동을 해야 살 수 있는 곳이다."

개그맨 시절보다 표정이 더 밝고 편안해진 것 같다.

"맞다. 개그맨 시절에는 개그에 대한 평가가 날카로웠고 나는 나의 캐릭터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지금은 많은 분이 나를 편하게 봐주고 있고, 덕분에 내가 의도치 않게 한마디 하는 것에 웃어주는 경우가 많다. 개그맨일 때보다 지금 재미있단 말을 더 많이 듣는다."

결혼은 언제 하고 싶은가.

"상대가 일단 있어야 하고 상대가 있다 해도 나는 지금 내 일이 정말 즐겁다. 주변에서 나에게 결혼할 거면 지금부터 연애 시작해야 한다고 많이 얘기하는 데, 아직은 결혼 생각이 없다."

이상형은.

"리정혁(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중 현빈이 맡은 역할)씨였는데 요즘 박서준씨가 눈에 들어온다. 원래는 강하늘씨였는데. 요즘 드라마에 빠져서 드라마 주인공을 찾다보니 솔로로 있나 싶기도 하다. 한국 드라마의 폐해다(웃음). 강하늘씨는 반고정으로 항상 맘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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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06/202003060222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