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독서MBA 뉴스레터 87] ...착한사람을 그만두면 인생이 편해진다

권영구 2020. 3. 10. 11:25


플리타 데이비는 초등학교 교사다. 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발령이 나서 지금은 8년차 교사로 일하고 있다. 교육자의 길은 어릴 적부터 꿈꾸던 일이라 만족도가 아주 높다. 더구나 인구가 적은 자연 속의 소도시 학교로 발령이 났는데,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 언제까지나 이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어깨를 맞대며 지내고 싶은 마음이 가득이다.

이 학교의 교사는 모두 30명 남짓인데, 여성 교사는 그녀를 포함해 25명이나 된다. 교육 현장에서 남성 교사의 비율이 점차 줄어든다는 보도를 그녀는 매일 실감하고 있다. 젊은 여교사들이 매일 같이 남자들도 힘들만한 중노동을 감당하며 지내고 있으니 말이다. 학교가 오래된 건물이다 보니 복도 바닥이 흔들리며 여교사들이 우르르 달려가서 못질을 하고, 폭우가 쏟아질 때는 2층 건물의 옥상에 올라가 노후 배수관을 고쳐야 한다.

학교에 이런 일을 담당하는 직원들이 있지만 전부 고령이어서 건강하고 적극적인 성격인 플리타는 누구보다 앞장서서 이런 일들을 처리했다. 그러면 다른 교사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그녀는 이런 때면 기분이 아주 좋았다. 칭찬을 받으려고 그런 일을 하는 건 아니다. 한 사람의 교사로서 아이들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에서 자발적으로 떠맡는 일이다. 그러다 한 번은 크게 다친 적도 있다. 건물 벽에 사다리를 걸쳐놓고 올라가 페이트칠을 하다 발을 헛딛는 바람에 그대로 바닥으로 곤두박질을 쳐서 어깨가 탈골되는 부상을 입었다.

병원에 누워 그녀는 자신의 생활 습관을 돌아보게 되었다. 학교에서 어떤 험한 일도 자진해서 떠맡고, 동료 교사들이 뭔가 부탁을 하면 거리낌 없이 Yes를 외쳤다. 그녀는 교과서에서나 등장하는 전형적인 '착한 아이 증후군'이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도움을 청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동료들이 많았다.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머리를 끄덕이는 그녀를 하인처럼 부리는 선배도 있었다.

이렇게 살아가는 게 과연 옳은 것일까? 그녀는 말하자면 자기 집의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 아무나 드나들도록 허락한 셈이었다. 그녀만의 사적인 영역이라곤 하나도 없이 아무나 들어와 이것저것 요구하도록 방치하는 삶 말이다.

결론은 착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게 무조건 옳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녀는 남들이 뭔가를 요구할 때 싫은 것은 싫다고 당당하게 거절하고, 설령 도와주더라도 그에 대한 정당한 대접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깨달았다. 나의 도움을 당연시하는 일이 없게 만드는 건 나에게 달렸지 남들의 태도에 달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그녀는 이번 기회에 '예스맨 습관'을 졸업하기로 단단히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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