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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에 전지훈련 온 박항서… 베트남인들로 둘러싸였다

권영구 2019. 12. 16. 10:34

통영에 전지훈련 온 박항서… 베트남인들로 둘러싸였다

조선일보
             
  • 입력 2019.12.16 03:25

베트남 U-23 선수들 데리고 와… 박 감독 "좋은 공기 마시러 왔다"
도쿄올림픽 진출 티켓 걸린 내년 1월 AFC 챔피언십 준비
8강전서 한국과 맞붙을 가능성… 작년 이 대회서 깜짝 준우승

'금의환향(錦衣還鄕)'이었다. 베트남에 60년 만에 동남아시안(SEA) 게임 축구 우승을 안긴 박항서(60) 감독이 14일 오전 김해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 한국 취재진은 물론 부산 인근에 사는 베트남 사람들까지 김해공항에 모여 개선장군을 맞듯 박 감독을 환영했다. 박 감독은 "내 재임 중에 스즈키컵과 SEA 게임에서 우승해 영광스럽다"며 "조국에서 응원해주시고 베트남 국민이 지지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17년 10월부터 베트남 성인대표팀과 U-23(23세 이하) 대표팀을 함께 지도하는 그는 지난해 초 AFF(동남아축구연맹) 선수권대회(일명 스즈키컵) 우승을 일궜다. 10년 만의 정상이었다. 베트남은 최근 끝난 SEA 게임에서도 6승1무 무패로 금메달을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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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김해국제공항은 박항서(오른쪽에서 둘째)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을 환영하는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기념사진을 요청하는 팬도 많았다. 베트남 U-23(23세 이하) 선수들과 입국한 박 감독은 22일까지 통영에서 전지훈련을 할 예정이다. /뉴시스

박 감독은 베트남의 국민 영웅으로 대접을 받고 있다. 그가 성과를 낼 때마다 2002년 4강 신화 당시의 한국처럼 베트남 전역이 들끓는다. 놀라운 성과가 이어지자 '박 감독을 다시 한국으로 데려와야 한다'는 여론이 국내에서 높아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대한민국엔 저보다 유능하고 젊은 지도자가 많다. 한국의 감독 자리에는 욕심이 없다. (한국에서) 제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이번에 베트남 U-23 선수들과 함께 입국했다. 22일까지 통영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내년 1월 태국에서 열리는 AFC(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을 준비할 계획이다. 그는 "국내에서 감독 생활하면서 자주 찾았던 곳이다. 동남아시안게임이 끝난 지 얼마 안 됐고, 부상 선수도 있어 통영의 좋은 공기를 마시면서 회복하려고 한다"고 했다.

베트남은 AFC U-23 챔피언십에 북한·요르단·아랍에미리트(UAE)와 D조에 속했다. 풀리그를 치러 조 1위·2위가 8강 토너먼트에 오른다. 최종 1~3위는 내년 도쿄올림픽 진출 티켓을 얻는다. 올림픽 개최국인 일본이 AFC U-23 챔피언십 4강에 오르면 4위 팀도 올림픽에 나간다.

베트남은 아직 올림픽 무대를 밟은 적이 없지만, 박 감독을 믿는 분위기다. 그가 작년 이 대회에서 깜짝 준우승을 일궜기 때문이다. '박항서 매직'의 시발점이었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올림픽 예선은 쉽지 않다. 우선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게 목표" 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베트남이 조별리그에서 1위를 하면 C조 2위, 2위를 하면 C조 1위와 8강전을 치른다. 결과에 따라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C조)과 경기할 가능성도 있다. 박 감독의 한국전 성적은 2전 2패다. 2018년 1월 U-23 챔피언십에선 1대2,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에선 1대3으로 졌다. 둘 다 23세 대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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