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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 찾은 황교안, "단식 계속하겠다"... 아내·아들 "그러다 진짜 죽는다" 만류

권영구 2019. 11. 28. 11:20

의식 찾은 황교안, "단식 계속하겠다"... 아내·아들 "그러다 진짜 죽는다" 만류

              

입력 2019.11.28 09:09 | 수정 2019.11.28 10:17

정미경·신보라 최고위원, 黃자리서 단식 시작

전날 밤 단식 농성 중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8일 의식을 되찾았다. 황 대표는 단식을 계속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치료 중인 황 대표는 아내 최지영씨에게 이날 아침 "단식장으로 다시 가겠다"고 말했다고 한국당 관계자들이 전했다. 강석호 의원은 "황 대표 의지가 워낙 강해서 (단식을 중단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청와대 앞에서 8일째 단식하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7일 밤 응급실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앞에서 8일째 단식하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7일 밤 응급실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황 대표가 단식을 계속하겠다고 고집을 부리자 아내 최씨는 "그러다 진짜 죽는다"며 아들과 함께 말리고 있다고 김도읍 당대표 비서실장이 전했다. 최씨는 황 대표가 병원으로 옮겨진 뒤 정미경·신보라 최고위원이 동조 단식에 들어갔다는 소식에 "절대 안 된다. 사람 몸 다 버리더라"며 만류했다고 한다. 김 비서실장은 "황 대표가 단식을 재개할지 어떨지 지금으로선 얘기하기 이르다"며 "아직 판단력이 흐릴 수 있기 때문에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전날 밤 11시 7분쯤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구급차로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옮겨졌고, 1시간 40여분 뒤 의식을 되찾았다. 한국당은 28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황 대표에 이어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강행 처리를 저지하기 위한 투쟁 방안을 논의한다.

한국당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이날 새벽 "황 대표가 일단 위험한 고비는 넘겼는데 긴장을 풀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눈을 뜨고 사람을 알아보지만 저혈당과 전해질 불균형 문제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의료진은 황 대표가 8일간 단식을 해 장기 등 신체에 무리가 갔을 가능성이 큰 만큼 관련 치료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는 급격한 건강 악화에도 병원행(行)을 거부해왔다. 황 대표는 단식 5~6일이 지나면서 혈압이 불안정하고 단백뇨가 검출되는 등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다. 황 대표는 침낭 속에서도 거의 몸을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기력이 떨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에 따르면 황 대표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한 탓에 신장 기능에도 이상이 나타났다. 사흘 전인 25일부터 단백뇨, 탈수 증세를 보였고 몸의 부기도 점차 심해졌다. 여기에 감기까지 겹쳤다.

황 대표는 전날부터 당직자 얼굴을 분간하지 못하거나 일상적 의사소통마저 거의 불가능한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고 한국당 관계자는 전했다. 지난밤 황 대표 아내 최지영씨가 누워있는 그의 몸을 흔들어도 대답이 없어 함께 있던 의료진에 긴급히 알렸다. 최씨는 이송 과정에서 "여보, 여보"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황 대표는 들것에 실려 텐트 밖으로 옮겨졌다. 텐트 근처에 대기 중이던 구급차가 황 대표를 태워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했다. 황 대표는 단식을 시작한 후 페이스북에 꾸준히 올리던 메시지도 단식 엿새째인 지난 25일 "단식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글을 마지막으로 끊겼다.

황 대표가 병원으로 실려갔지만 한국당은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법 본회의 상정이 임박한 만큼 계속 투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가 병원으로 실려간 전날 밤, 정미경·신보라 최고위원은 황 대표가 단식농성을 했던 청와대 앞 분수대 천막에서 동조 단식을 시작했다. 정 최고위원은 "제1야당 당 대표가 단식을 해서 쓰러지면서까지 요구한 조건을 여당은 단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우리가 황교안이라는 취지로 같은 장소에서 단식을 시작했다"고 했다. 민경욱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이제 남은 싸움은 우리에게 맡겨달라. 우리가 목숨 걸 차례"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정미경(왼쪽)·신보라 최고위원이 28일 오전 청와대 앞 황교안 대표 단식농성장에서 동조 단식을 하고 있다. 황 대표는 단식 8일째인 전날 밤 의식을 잃고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현재 의식을 회복한 상태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정미경(왼쪽)·신보라 최고위원이 28일 오전 청와대 앞 황교안 대표 단식농성장에서 동조 단식을 하고 있다. 황 대표는 단식 8일째인 전날 밤 의식을 잃고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현재 의식을 회복한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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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28/201911280079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