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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경] 관세동맹·단일시장이 뭐길래… 英정가, 브렉시트案 놓고 양분

권영구 2018. 3. 8. 15:31

[현미경] 관세동맹·단일시장이 뭐길래… 英정가, 브렉시트案 놓고 양분

입력 : 2018.03.03 03:02

자본·서비스 등 자유롭게 이동, 여야 '단일시장' 발빼기엔 합의
노동당, 제3국에 공동 관세부과… '관세동맹'은 유지하자며 맞서

영국 정가(政街)는 요즘 내년 3월 29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EU와 어떻게 관계를 맺느냐를 두고 논쟁 중이다. 테리사 메이 총리와 집권 보수당은 EU의 관세동맹과 단일시장에서 모두 발을 떼자는 입장이지만, 야당인 노동당은 단일시장에서는 빠지되 관세동맹은 유지하자며 맞서고 있다.

EU의 관세동맹과 단일시장은 무엇이며 어떤 의미를 가질까. 2차대전 이후 유럽은 하나의 경제적 공동체로 뭉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첫 이정표로 1958년 프랑스·서독·이탈리아 등 6개국이 관세동맹을 출범시켰다. 국가 간 경제 통합의 첫 번째가 서로 간에 관세를 없애는 자유무역협정(FTA)이라면, 관세동맹은 한 걸음 더 나아간 단계다. 제3국에 대해서도 공동의 관세를 부과하는 연합체를 만든다. 예컨대 관세동맹 회원국인 독일과 프랑스는 서로 간의 상품 교역에 관세를 매기지 않지만, 비회원국인 미국과 교역할 때는 어느 나라가 하든 같은 관세율을 적용하는 것이다. 일단 관세를 물고 회원국으로 들어온 미국 상품을 다른 회원국으로 넘길 때도 관세를 매기지 않는다.

단일시장은 관세동맹에서도 한 걸음 더 나아가 역내(域內)에서 자본·서비스·노동력·상품 등 4대 교역 요소가 모두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관세동맹이 상품 교역에 국한해 무(無)관세를 적용하는 수준이라면, 단일시장은 상품은 기본이고 노동력(사람)이나 자본도 제약 없이 회원국 안에서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인이 덴마크에 가서 취업할 때 덴마크 정부가 출입국 심사를 생략하는 것은 물론 기한을 정하지 않고 쭉 일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EU가 출범한 1993년이 단일시장 구축을 시작한 시점이며, 아직 진행형이다. 상품과 사람의 왕래를 막는 특정국 규제를 제거해 하나의 시장으로 만드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예를 들어 프랑스는 다른 EU 국가에서는 판매에 제한이 없는 에너지음료 레드불이 몸에 해롭다며 12년간 판매를 금 지시켰는데, 유럽사법재판소가 프랑스 정부에 레드불이 건강에 나쁘다는 명확한 증거가 나올 때까지 판매를 개시하라는 명령을 내려 회원국 간 규제를 통일시켰다.

영국 의회는 관세동맹과 단일시장에서 모두 빠져나올지, 아니면 관세동맹은 잔류할지를 놓고 표결을 실시할 예정이다. 일간 더타임스는 "양측이 팽팽하기 때문에 어느 쪽으로 결론 날지 예측이 어렵다"고 보도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03/201803030016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