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나눔 편지

비 오는 날 아침의 짧은 생각

권영구 2011. 7. 27. 11:22

비 오는 날 아침의 짧은 생각

 

 

비가 세차게 내린다.

새벽부터 꾸준히 내린다.

천둥에 번개도 요란하다.

아내 출근길에

양재대로로 나가본다.

구룡산에서 물이 쏟아지고 있다.

폭포수를 보는 것 같다.

인도로 그리고 양재대로로 넘쳐들고 있다.

양재대로는 차들로 가득하다.

차들은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

잠시 바람에 흔들리고

빗물에 마음 젖고 있는데

기다리는 버스가 온다.

옷은 젖을 대로 젖었다.

우산을 받쳐도 소용이 없다.

 

전화가 온다.

아내로부터다.

이제야 매봉터널을 지나고 있다고...

시계를 보니

차를 탄지 한 시간 정도 지났다.

평소 같으면 아내 사무실까지

차를 타고 20분이면 충분히 가는 길이다.

아내는 말한다.

구룡터널의 입구가 빗물에 잠겼다고

길에는 빗물이 넘쳐나고

군데군데 빗물로 가득하다고...

그리고 양재천도

산책로는 물에 잠기고

온통 흙탕물만이 강을 이루어

흐르고 또 흐른다고 말이다.

 

하늘은 여전히 검은 빛이다.

금방이라도 또 쏟아 부울 것 같다.

TV에서는 비 피해 소식을 알린다.

안타까울 뿐이다.

내일 모래까지 비는 내린다고 한다.

오는 비 올지라도

피해가 없도록 기도까지 했었는데

오늘 아침에는 하늘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비 오는 날에도

기분만큼은 화사해지고 싶은데

가슴조차 빗물에 젖고 말았으니

어찌하면 좋으랴.

 

비가 오는 날

생명들이 쑥쑥 커가듯이

비로 인한 아픈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고

함께 비를 맞을 사람을 찾아보고 있다.

행복한 비를 맞이하자고

혼자 속삭이면서...

 

<글 나눔 편지>

'글 나눔 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현명하게 일하라  (0) 2011.10.03
추석맞이 인사  (0) 2011.09.09
비를 좋아하는 이유  (0) 2011.07.25
거절의 요령  (0) 2011.07.21
장맛비  (0) 2011.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