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천·초가·대강·백련·청도·전주 막걸리 … 이름만 들어도 “캬 ~”
| |
김방현 기자
막걸리 대중화의 일등 공신 서울 막걸리
장수 막걸리의 원료는 쌀이 90%다. 나머지 10%는 옥수수로 만든 올리고당 성분이다. 장수막걸리는 저온장기발효공법으로 만든다. 장수막걸리를 만드는 서울탁주제조협회 성기욱 연구소장은 “이 공법으로 막걸리 특유의 텁텁하고 시큼한 맛을 없앴다”고 말했다. 저온장기발효공법은 누룩을 섭씨 24~25도에서 보름간 발효시키는 기술이다. 소맥분(밀가루)이 원료인 누룩은 30도에서 5일 정도면 발효된다. 고온에서 짧은 기간에 발효되기 때문에 시큼하고 텁텁하다. 마시면 트림이 나오고 쉽게 변질된다. 하지만 저온장기발효공법을 사용하면 맛이 담백해지고 보존 기간도 길어져 10도에서 열흘이 지나도 변질되지 않는다.
2008년에는 숙성 기간을 늘리고 효소를 살균 처리해 보존 기간을 8개월까지 늘린 ‘월매 쌀막걸리’를 출시했다. 박상태 영업부장은 “월매 쌀막걸리는 탄산을 첨가해 시원한 맛이 난다”고 말했다.
전국 대표 브랜드 포천 막걸리
포천일동주조 직원이 막걸리 원료인 덮밥과 누룩이 숙성 탱크에서 잘 발효되도록 젓고 있다. [포천=조용철 기자] | |
포천 막걸리가 유명해진 것은 64년 포천에 주둔한 군부대에 일동막걸리와 이동막걸리가 납품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당시 양조장에서 막걸리를 탱크차에 싣고 영내 PX(매점)에 마련된 항아리에 담아주면 그곳에서 장병들에게 막걸리를 팔았다. 고된 훈련을 마치고 막걸리로 목을 축인 장병들은 제대 후에도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았다. 이 덕분에 포천 막걸리는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군대 마케팅’으로 성공한 사례다. 포천에서 막걸리를 생산하는 9개 주조회사는 지난해 말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내촌주조, 배상면주가, 백운주조, 상신주가, 조술당, 이동주조, 일동주조, 포천막걸리, 포천명가 등이 모두 참여했다.
조합은 앞으로 포천시가 추진하는 전통술 특구 사업을 주도하게 된다. 포천막걸리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 등록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포천막걸리사업협동조합 성운(42) 사무국장은 “중소 막걸리 생산업체가 조합을 설립함에 따라 막걸리 경쟁력 강화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청주 맛 내는 ㈜초가 막걸리
이 회사 막걸리는 대부분 일본에 수출된다. 지난해 수출액은 50만 달러 정도. 올해 목표는 100만 달러다. 이 회사는 2005년 ‘청정지역에서 생산되는 막걸리’란 이미지를 심기 위해 철원에 공장을 세웠다.
국내에서는 신세계백화점과 고급 한정식집 등에서 만날 수 있다. 가격은 300mL 1병에 1760원으로 비싼 편이다. 회사 측은 “철원 오대쌀로 술을 빚어 품질을 높였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온도제어기 등 자동화 설비를 갖춰 깨끗하고 균일한 품질의 막걸리를 생산한다고 설명한다. 일본인 이외의 외국인 입맛에 맞는 막걸리를 개발해 수출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대통령이 마신 대강막걸리, 백련막걸리
지하 암반 500m에서 뽑아 올린 탄산수와 오곡의 조화는 걸쭉하고 진한 막걸리 특유의 풍미를 더한다. 대강양조장은 1918년에 시작해 4대째 내려오고 있다. 한 해에 200만∼300만 병을 팔아 3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검은 콩 막걸리를 새로 내놓았다. 올해부터 1L짜리 막걸리(출고가 2000원)를 매달 2만 병씩 5년 동안 일본에 수출한다.
충남 당진의 신평양조장에서 만든 백련막걸리는 지난해 8월 청와대 만찬장 시음용으로 선정됐다. 신평양조장은 75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이 막걸리는 당진평야에서 생산되는 질 좋은 쌀과 연잎을 주원료로 만든다. 김용세 대표는 “연잎으로 만든 막걸리는 전국에서 유일하다”며 “연잎은 노폐물을 제거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백련막걸리는 연간 5만L를 생산한다.
전통방식 고집하는 청도막걸리
동곡양조는 농협마트나 일반 식당 등에 막걸리를 판다. 하지만 직접 들러 한 박스나 반 말씩 사가는 애호가들이 많다. 김영식 대표는 “한번 먹어 보고 맛을 잊지 못하는 단골”이라고 귀띔했다. 대구는 물론 부산·마산·진해·창원 등 자동차로 1∼2시간 거리에서 손님들이 찾는다. 이들은 막걸리 맛만큼 양조장의 옛 정취를 즐긴다.
동곡막걸리는 100% 국산 쌀로 빚는다. 국(효모를 배양한 것)을 만드는 과정도 옛날 방식대로 대부분 수작업으로 한다. 쌀의 비율은 35∼45%. 동창천 상류의 맑은 물을 원료로 하기 때문에 시원하고 뒤끝이 없다는 평을 듣는다. 직원 유진하(40)씨는 “주질을 유지하기 위해 생산량을 철저히 조절하고 있다”며 “밀가루는 1등급만 쓴다”고 말했다. 연간 매출은 1억5000만원.
해외에서 알아주는 전주막걸리
전주막걸리는 감칠맛과 청량감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물은 지하 150m에서 끌어올린 암반수를 사용한다. 최근에는 자동세척주입기, 자동관리시스템 보관탱크 등 첨단 시설을 갖췄다.
전주막걸리는 지난해 16억원어치를 팔았다. 3년 전만 해도 매출이 10억원 안팎이었으나 지난해 급성장했다. 전체 생산량 중 효모가 살아 있는 생막걸리가 90%를 차지하고, 나머지 10%가 살균주다.
전주막걸리는 해외에서도 명성이 자자하다. 지난해 일본·오스트레일리아에 진출했다. 올해는 미국·영국 등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재일동포 유통업자들이 공장 신설에 10%의 지분 투자를 했다. 하호수 사장은 “전주막걸리는 역사가 깊은 데다 우리 쌀, 우리 밀을 원료로 사용해 소비자들의 신뢰도와 브랜드 인지도가 높다”며 “해마다 20~30%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뉴스 클립에 나온 내용은 조인스닷컴(www.joins.com)과 위키(wiki) 기반의 온라인 백과사전 ‘오픈토리’(www.opentory.com)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 있으세요? e-메일 기다립니다.newsclip@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