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밭담 터지면 소 든다
'밭담 터지면 소 든다'는 말이 제주도 속담이라니 실감이 난다. 제주도에 유독 많은 것 중에는 돌도 있어, 밭의 경계를 돌담으로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밭에서 나온 돌을 처리하는 방법으로 그 중 좋은 것이 밭의 경계를 따라 돌담을 쌓는 일이었을 것이다. 밭의 경계를 정하는 일도 되겠거니와 소나 말 등이 밭으로 들어오는 것도 막을 수 있었을 테니 말이다.
밭 주변으로 쌓아놓은 돌담이 허물어지면 소나 말 등이 밭으로 들어오는 일은 당연한 일, 짐승을 탓할 일이 아니다. 소나 말을 탓하기 전 어디가 어떻게 무너졌는지, 무너진 담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마음의 경계가 무너져 해이해질 대로 해이해졌으면서도, 해이해진 틈 사이로 들어온 것만 탓하고 있다면 그 또한 어리석은 일이다. 마음의 경계가 무너졌으니 원하지 않는 것이 마음놓고 들어와 마음을 짓밟는 것은 당연한 일, 어찌 그것이 이상한 일이겠는가.
탓할 것은 밭에 들어온 마소가 아니라 무너진 담인 것이다. ⓒ한희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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