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상식 용어

겨울 스포츠 '날쌘돌이' 썰매 3총사

권영구 2010. 2. 24. 11:23

[밴쿠버 동계올림픽] 겨울 스포츠 '날쌘돌이' 썰매 3총사만한 게 있나

  • 입력 : 2010.02.23 06:00

 

루지 날 스케이트 같아 얼음에 민감, 잘 뒤집혀
봅슬레이·스켈레톤은 속도 높이려 납 달기도

 

시속 151.0㎞. 안드레 랑게가 조종하는 독일 1팀이 22일 밴쿠버올림픽 봅슬레이(bobsleigh) 남자 2인승에서 기록한 최고 스피드다. 독일 1팀은 4차 시기 합계 3분26초65로 금메달을 땄다.

발을 앞으로 뻗은 상태로 누워서 타는 썰매 루지(luge)의 속력도 만만치 않다. 남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펠릭스 로흐(독일)는 시속 147.5㎞로 달렸다. 존 몽고메리(캐나다)는 머리를 앞으로 해 엎드려 타는 스켈레톤(skeleton)에서 최고 시속 145.7㎞를 기록하며 금메달을 땄다. 이런 스피드 때문에 썰매 3종목은 '동계 스포츠의 F1(포뮬러 원)'이라고 불린다.

썰매에 납덩이 붙이는 이유는?

썰매 무게만 210㎏(4인승 기준)에 달하는 봅슬레이는 스켈레톤(약 35㎏), 루지(23㎏) 등보다 가속력에 유리하다. 스피드와 무게의 상관성 때문에 썰매 종목엔 중량 제한이 있다. 썰매와 선수의 몸무게를 합쳐 봅슬레이 4인승은 630㎏, 2인승은 390㎏(여자 2인승은 340㎏)을 넘을 수 없다.

선수들은 가속력을 높이기 위해 제한 중량에 모자란 무게만큼 납덩이를 달고 레이스를 한다. 납덩이는 나사나 철제 밴드로 썰매 안쪽에 단단히 고정하고 테이프 등으로 감는다. 봅슬레이 국가대표 강광배(강원도청)는 "체격이 작은 한국은 30㎏이 넘는 납덩이를 붙이고 경기를 한다"고 말했다. 강광배는 "작은 선수들이 납덩이 무게까지 밀어야 하는 팀과 우람한 덩치들이 덜 무거운 썰매를 미는 팀 중 누가 유리하겠느냐"고 말했다.

루지는 썰매에 납덩이를 붙일 수 없어, 제한중량인 체중 90㎏ 미만인 선수들은 모자란 만큼 납 조끼를 입을 수 있다. 몸무게 74㎏인 루지 국가대표 이용(강원도청)은 "16㎏까지 납을 붙일 수 있지만 너무 무거우면 스타트에 지장이 생겨 8㎏짜리 납 조끼를 입는다"고 말했다.

어느 종목이 제일 무서울까

썰매 종목을 처음 보는 이들은 '머리부터 내려가는 스켈레톤이 제일 무서울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선수들은 "스켈레톤이 상대적으로 느리고, 안전한 종목"이라고 한다. 스켈레톤 국가대표 조인호(강원도청)는 "스켈레톤은 날이 어른 손가락 굵기만큼 뭉툭해 속도가 덜 나고 썰매가 뒤집힐 위험도 제일 낮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꼽는 가장 '무서운' 종목은 루지이다. 루지는 썰매 날의 두께가 스케이트 날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날카로운 날이 얼음 위에서 민감하게 반응해 조종도 가장 어렵다. 4년 전 토리노올림픽 때는 루지의 최고 속도(시속 139.3㎞)가 봅슬레이(시속 133.7㎞)보다 더 빨랐다. 밴쿠버 개막식을 앞두고 그루지야 선수 한명이 훈련 중 사망한 것도 이 종목이다. FIL(국제루지연맹)은 "출발 지점을 아래쪽으로 당기면 속도가 줄어든다"며 경기 코스를 200m 가까이 앞당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