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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자 창업 성공 가이드] 똘똘 뭉친 가족 …‘인생역전’의 힘

권영구 2010. 2. 24. 11:06
[퇴직자 창업 성공 가이드] 똘똘 뭉친 가족 …‘인생역전’의 힘

[중앙일보] 2009년 01월 13일(화) 오전 00:36

 

 

[중앙일보 김성탁]  1998년 외환위기가 10년이 지난 지금,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직장을 나온 이들이 창업시장에 몰려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경험이 없는 초보 창업자가 불황 속에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고 경고한다. 퇴직자의 성공창업 가이드를 네 단계로 나눠 짚어본다.

1 직장에서 직위는 잊고 창업자 마인드로 바꿔라

창업을 결심했다면 정신 자세부터 새롭게 해야 한다. “직장에서 밀려나 어쩔 수 없이 창업을 한다”가 아니라, 창업을 통해 제2의 인생을 꾸리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자. 소자본 창업자라면 직장에서의 지위나 체면에 얽매이지 않고, 철저한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해야 성공할 수 있다. 전문기관이 실시하는 창업 교육을 들으며 창업에 대해 현실적으로 접근해 보자.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기회도 된다.

2 어떤 아이템을 정하느냐가 성공의 절반

18년간 직장에 다니다 퇴직한 오모(47)씨는 1억5000만원을 들여 오므라이스 전문점을 열었다. 인테리어도 카페처럼 깔끔했지만 8개월 만에 사업을 접었다. 상권을 잘못 택한 것이었다. 주요 유동인구가 주부와 40대 남성이라 업종 컨셉트와 맞지 않았다. 창업에 성공하려면 어떤 아이템을 고르느냐가 관건이다. 경험이 없는 퇴직자라면 안정성에 치중해 업종의 수명 주기가 길고 시장에서 검증된 아이템이 좋다. 보쌈·찌개·감자탕 같은 전통음식 전문점이나 친환경·유기농 관련 업종, 어린이교육 사업이 수요층이 넓어 퇴직자 창업에 적합하다. 직장 경력을 활용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다. 서울 장안동에서 사고력활동수학교실을 운영하는 최진우(40)씨는 학원업계에서 10년간 일한 경력을 살려 창업했다. 그는 “교수 방법이나 학생에게 맞는 지도 노하우를 잘 알고 있어 사업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경험이 없는 퇴직 창업자에겐 모든 것을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독립 창업보다 프랜차이즈 가맹 창업이 유리한 면이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상권 분석과 인테리어, 상품 공급, 광고를 처리해 주기 때문에 초보자도 쉽게 창업이 가능하다. 단, 본사의 브랜드 경쟁력이나 재무 건전성, 가맹점 지원·관리 능력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3 창업 자금 얼마나 어떻게 마련하나

안정성이나 수익성이 높고 자신의 경력과 적성에 맞는 아이템을 찾았다면 절반의 성공을 보장받는 셈이다. 하지만 자금 사정과 맞지 않으면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다면 무점포 업종을 노려보자. 점포비 부담이 없어 1000만~2000만원 이하로 창업할 수 있다. 김형준(37)씨는 1580만원을 들여 실내환경관리업을 창업해 재기했다. 집먼지 진드기를 없애는 알레르기 클리닝이 주 업무인데, 장비와 약품을 사용해 혼자서도 충분히 운영할 수 있었다. 임대료나 인건비가 들지 않아 순이익도 높은 편이다. 5000만~1억원 정도의 자금이라면 생활 편의업종이나 배달형 사업을 고려할 만하다. 점포 규모는 49.5㎡ 이하가 적당하다. 규모는 작지만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하면 수익을 올릴 수 있어 불황기에 수요가 많다. 1억~2억원이라면 브랜드 파워가 있고, 요즘 트렌드에 맞는 성장기 업종을 택할 수 있다. 퇴직자를 비롯해 화이트칼라 출신이 선호한다. 단, 브랜드 간 경쟁이 치열해 차별화된 아이템을 고르는 안목이 필요하다. 2억원 이상을 손에 쥐고 있다면 업종 선택과 입지 선정에 여유가 생긴다. 대규모 점포 창업도 가능해 성공 확률이 높다. 하지만 초기 투자비용이 큰 만큼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아이템을 고르느냐가 승패를 좌우한다.

4 운영할 때는 직장에서보다 더 애써야

창업자는 직장에 다닐 때보다 몇 배 더 노력해야 한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가족의 도움은 자신감을 북돋우는 힘이 된다. 소자본 창업에선 한 사람의 인건비를 줄이는 게 수익에 영향을 주는 만큼 배우자나 가족의 협조가 중요하다. 종업원 관리도 핵심 요소다. 종업원의 능력에 따라 성공 여부가 좌우되기도 한다. 꾸준한 교육을 통해 충성도 높은 종업원을 길러야 한다. 금전적·정신적 보상을 섞어 근로 의욕을 높이는 게 좋다. 요즘은 소점포 창업에도 홍보와 마케팅이 도입되지 않으면 영업하기 어렵다.

FC창업코리아 강병오 대표는 “창업가 정신으로 무장하고, 안정성에 초점을 둔 업종을 골라 자기 형편에 맞게 시작하는 게 퇴직자 창업의 해법”이라고 말했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사회적인 지원이 쉽지 않은 만큼 은퇴나 퇴직연령이 다가오는 직장인이라면 회사를 다니면서 창업 정보를 수집하고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성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