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같은 이야기

거룩한 인생

권영구 2007. 11. 6. 08:54

벚나무ⓒ최용우  

거룩한 희생

영국의 여왕이 나라에 큰 공을 세운 이들에게 영예의 십자훈장을 수여할 때의 일이라고 합니다. 상을 받기 위해 모인 사람들 중에는 전쟁 중에 큰 부상을 당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는 전쟁 중에 팔과 다리를 모두 잃고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서 나온 병사가 있었습니다.
훈장을 달아주던 여왕이 팔과 다리를 모두 잃은 병사 앞에 섰습니다. 그 병사를 보는 순간 여왕은 북받치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병사의 모습이 큰 감동으로 와 닿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여왕은 훈장 전하던 일을 멈춘 채 뒤돌아서서 한참이나 눈물을 닦았습니다.
얼마 후 여왕을 통해 훈장을 목에 건 병사는 자신을 위해 눈물을 흘린 여왕을 위로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조국과 여왕폐하를 위해서라면 다시 한 번 제 몸을 바쳐서 싸우겠습니다.”
병사를 감동시킨 것은 훈장이 아니라 여왕의 눈물이었던 것이었습니다. 훈장의 의미도 소중했겠지만 자신의 희생을 고귀하게 받아주는 여왕의 눈물이 병사로 하여금 자신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것이었지요.
희생당하신 분들에 대한 감사의 눈물은 우리에게도 필요합니다. 오늘의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이곳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감사의 눈물로 그분들의 희생을 기억할 때 비로소 그분들의 희생은 거룩한 희생이 되기 때문입니다. 2007.6.5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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