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같은 이야기

생각을 바꾸니

권영구 2006. 10. 24. 11:40

월간<생명의 삶1993.4>표지사진 (사진:두란노)

 

 □ 생각을 바꾸니

저는 주유소를 한번 정하면 그곳에서 이사하는 날까지 그냥 단골을 삼아버립니다. 여기저기 다니는 것도 귀찮고 한 곳에서 계속 넣으면 세차권 같은 것도 모을 수 있고, 또 서로 아는 체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곳으로 이사온 후 기름 값이 다른 곳보다 리터당 거의 100원정도 싼 주유소가 있어서 단골 삼을까 하여 기름을 넣었습니다.
아, 또 제가 차계부 하나는 꼼꼼하게 잘 기록하쟎습니까? 기름을 넣고 차를 타보니 생각보다 아주 일찍 기름 게이지에 불이 들어왔습니다.
"이거 뭐야? 저 사람들 기름을 제대로 안 넣은 거야? 왜 이렇게 기름이 빨리 떨어져? 우리가 속은거네. 기름 값 싸게 해놓고 정량을 넣지 않은거야. 이런 나쁜 사람들 같으니라구..."
아내와 짝짜꿍이되어 그 주유소를 막 욕했습니다.
"근데 여보! 가만히 생각해 보니 뭐 욕할게 아닌 것 같아!
이건 우리가 손해 본 것이 아녀. 저 주유소는 다른 곳보다 100원을 덜 받으면서 100원어치를 덜 넣은거야. 숫자의 눈속임에 넘어가 기름을 넣으면서 100원씩 이익 봤다고 착각한 우리가 어리석은거야."
그렇게 생각을 정리를 하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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